14호 14호
교회음악교실3
바르게 숨쉬기
원성희
교수
언더우드기념
한국교회음악교육원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음악의 여러 장르 - 음악 그 자체가 간단하든, 복잡하든간에 - 중에서 성악은 몇 가지의 특징이 있다. 자신의 호흡으로 소리를 조절하며 인간의 몸을 악기로 사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성악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것을 의식하며 노래하지만, 성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노래를 하는 경우 특히 성가대원이나 교인들이 찬송을 할 때도 호흡을 사용하며 유지하면서 프레이징을 처리하여, 좋은 소리의 노래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은 매우 뜻깊고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성도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 가지 버릇을 따라 노래하는 경우가 많고, 성가대원이나 심지어 반주자나 지휘자까지도 좋지 못한 습관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 중 하나가 "프레이징 (숨쉬기)"의 문제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습관" 때문이다. 굳어진 습관대로 할 뿐이지, 찬송의 뜻이나 선율을 생각하고 부르지 않는 것이다. 둘째, 노래하는 사람이 찬송의 내용을 인식하긴 하지만 내용의 표현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넌센스가 될 경우가 많다. 간단한 몇 가지의 예를 들어보자.
1. 찬송가 36장 3,4째단 "금면류관을 드려서 ∨ 만유의 ∨ 주 찬양" 위에 표시한대로 2마디에 걸쳐 "금면류관을 드려서"를 한 숨으로 노래한 뒤 "만유의" 다음에도 숨을 쉬고 "주찬양" 또한 새로운 숨으로 노래한다. 내용을 살펴보면 분명히 "만유의 주(를) 찬양"인데 교인들은 그렇게 노래를 하고 있지 않다. 또 다른 예를 보면 40장의 "주 하나님 ∨ 지으신 모든 세계"가 아니라 "주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세계"이고, 또 54장의 "하나님이 친히 ∨ 여기 계시오니", 290장의 "괴로운 인생길 ∨ 가는 몸이"와 같은 곳도 하나의 프레이즈로 처리해야 한다. 이와 같이 내용에 따른 작법을 생각하여 바로 받아들이고 노래한다면, 적당하고 올바르게 프레이징 할 수 있다.
2. 찬송가 221장 후렴 여기서 같은 음형이 2번 반복되는데 "길이 살겠네, ∨ 나 길이 살겠네"... 와 같은 경우 숨을 쉬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두 개의 뚜렷하게 구분된 짧은 프레이즈를 연결해서 뜻없이 노래한다. 이와 비슷한 예는 다음과 같다. 337장의 "주여 ∨ 주여"나 424장의 후렴 "날마다 ∨ 날마다", 409장의 "예수의 사랑 ∨ 예수의 사랑", 162장의 "예비하고 ∨ 예비하라", 230장의 "더 가깝고 ∨ 더 가깝다" 등 여기에 포함되는 예는 상당히 많다. 어떤 언어이든지 반복된 문장은 문법(시)적인 표현법으로 그 내용을 강조할 때 사용되는데, 2번째를 더욱 강하게 하는 것이 당연하며, 중간에 꼭 숨을 쉬어야 한다.
3. 찬송가 543장 후렴 "내주여 ∨ 내 발 붙드사"에서 "내 주여" 부분은 호격 (vocative)이므로 잠깐 호흡을 쉬고 노래를 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런 예들은 많이 있는데, 때로는 올바르게 부르기가 어렵다. 가령, 61장 1절 "주여 ∨ 복을 비옵나니"는 번역상으로 좀 어색한 표현이다. 2절과 같이 "주의" 즉, "주의 복을 비옵나니"로 노래하는 것이 더 쉬웠을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면 29장의 첫 마디 "성도여 ∨ 다 함께", 32장의 "오 하나님 ∨ 우리의 창조주시니", 47장의 "주여 ∨ 우리 무리를 자비하게 여기사", 60장의 "우리의 주여 ∨ 폐회하기 전", 166장의 "주 예수 믿는 자여 ∨ 등불을 가지고 ", 255장의 "저 시온아 ∨ 이 소식 전파하라"등이 있다.
위와 같이 쉬운 것을 잘 지킬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 어렵고 복잡한 성가대용 음악도 잘 부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지휘자 또한 어떤 음악 (piece)에 대한 자기의 느낌이나 감동만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중요한 가사의 내용을 살리는 습관을 가진다면 훌륭한 지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주자도 마찬가지다. 전부터 교회에서 들은대로 반주하는 것이 아니라, 각 찬송, 각 성가곡이 가지는 독특한 문법의 프레이징을 잘 살려서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정확한 연주습관을 통해 음악적인 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한 음악이 되어야 하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