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호 15호
≪특강≫
성 가 해 석 1
강성헌 선생
창동염광교회
지휘자
단비챔버 콰이어 지휘자
성가대 지휘자는 누구나 일주일에 적어도 한두곡 이상을 연습시키고 또 연주해야 한다. 주일 낮예배 뿐 아니라 저녁예배, 그리고 절기별 음악예배까지 생각하면 지휘자가 준비해야 하는 성가의 수는 많다. 이 많은 곡들을 어떻게 해석하여 작곡자가 의도했던 그 곡만의 생명력을 재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우리 모든 지휘자들의 관심이고 고민이다. 여기에 하루가 다르게 새 곡이 번역되거나 작곡되어져 나오고, 성가대원들의 새 곡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러나 곡을 연습시키거나 연주하면서도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함을 느끼면서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막막할 때가 있다. 찬양은 확신에 가득차 있어야 한다. 확신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찬양할 것인가. 물론 여기서 말하는 확신이란 무조건 큰 소리를 내고 빠른 템포로 부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곡에 담겨있는 신앙정서를 자신의 것으로 느낄 수 있고 고백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찬양에 감동이 없다면 그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지휘자 스스로가 연주할 곡에 대한 해석에 자신이 없다면 어떻게 성가대원들에게 자신있는 연주를 요구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지휘자는 악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단순히 악보대로 부르기만 하거나 부분적인 해석이 전체적으로 연결되지 못하여 필연성을 띠지 못하고 애매한 상태로 찬양을 끝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지휘자의 역할은 악보 너머 있는 작곡자의 의도를 재현해 내는 것이라 본다. 작곡자는 자신이 생각해 낸 음악의 모든 아이디어를 악보에 담지 못하고 높낮이나 길이, 대략의 빠르기, 대체적인 분위기 등 기본적인 것만을 적어놓는다. 기호화하여 나타내기에 음악이 담고 있는 세계는 무한하다. 기보법은 이렇게 불완전한 것이다. 악보는 "최소한의 약속"이며 "음악의 골격"일 뿐이지 결코 음악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으며, 결국 재현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된다. 따라서 지휘자가 악보를 어떻게 해석해서 연주하느냐에 따라 작곡자의 원래 의도했던 음악과 그 아이디어가 되살아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악보로 남아있거나 기계처럼 연주하는 음악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왜 그 음정이 되고 그 길이가 되고 그런 세기가 되는지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음악을 해석하는 것은 작곡자가 창작하는 것과 똑같은 재창조의 작업이 된다.
확신을 가지고 음악을 해석하여 대원들에게 자신감 있는 연주를 끌어낼 수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 지휘자는 자신의 해석원리를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 연주라고 하는 것이 지휘자의 즉흥적인 기분에 의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악 해석에는 합리성과 필연성이 있어야 한다. 물론 지금 말하려는 해석법은 절대적인 것이 될 수도 없고, 또 이와 같지 않은 다른 해석법은 틀리다는 것도 아니다. 음악의 해석은 그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다만 감정에 치우치거나 무계획적인 연주는 삼가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1. 가사에 의한 해석
성악곡의 경우 음악은 가사의 뜻을 강화시켜주기 위해 있는 것이다. 언어가 갖고 있는 의미를 구체화하고 강조해 줌으로써 표현력을 발휘하여 감동을 일으키는 것이 음악의 힘이다. 그러므로 음악이 가사 본래 의미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해 줄 때 감동적인 찬양이 된다. 따라서 성가곡을 대할 때는 항상 가사에 대한 공부가 선행되어야 올바른 해석이 가능하다. 번역곡의 경우 때에 따라서는 원가사를 대조해 보아야 작곡자의 음악적 처리를 이해할 수 있을 때도 있다. 가사를 읽을 때 고려할 사항들을 보자. 가. 가사만 분리하여 읽는다. 즉 가사 내용을 머리 속에 그림으로 그려가면서 전체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때까지 -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가 분명해질 때까지 - 상상력을 동원하여 반복해서 읽는다. 나. 절정은 어디인가 : 주제를 가장 강하게 나타내고 있는 부분(climax) 다. 흐름을 살핀다. 무엇을 말하는 가사인지 분명해지면 주제에 도달하기 위한 전개과정과 끝맺음을 위한 정리과정이 어떻게 문맥을 이루고 있나를 살핀다. 라. 끊어읽을 곳을 찾는다. : 즉 가사의 phrase 를 나눈다. 특히 주고 받는 내용의 가사는 그 느낌이 구분되어야 한다. 마. 중요하고 강세를 주어야 할 단어를 찾는다. ① climax 에 이르는 곡의 전개 과정에 key 가 되는 단어 ②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기 때문에 강조해야 할 단어 ③ 시각적이거나 청각적 이미지를 주는 단어 ④ 교리상 중요한 단어 ⑤ 따옴표 안에 넣은 수 있는 문장 바. 잘못 발음하기 쉬운 곳을 살핀다. 산을 옮길 믿음 옹길(X) 옴길(O) 근심 걱정 근싱(X) 근심(O) 곱게 핀 곡께(X) 곱께(O) 시온 기뻐하라 시옹(X) 시온(O)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