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호 16호
≪특강≫
성 가 해 석 2
강성헌 선생
창동염광교회
지휘자
단비챔버 콰이어 지휘자
2. 음악에 의한 해석 가사에 대한 분석이 끝났으면 악보를 보면서 음악적인 면을 분석하고, 이 둘을 연관시켜 해석한다. 가. 곡 전체의 조성과 화성. 얼핏 복잡해 보여도 기본적으로 화성은 Ⅰ-(Ⅳ)-Ⅴ-Ⅰ의 모양으로 변해간다. 일종의 기-승-전-결로 보아 분위기를 나눌 수 있다. 조바꿈에 의해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을 경우 각 부분의 으뜸음을 살펴 그 으뜸음들의 변화를 살펴 분위기를 나눈다. 나. 음악형식(樂式) : 작곡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알려면 형식을 이해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성가곡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형식으로 되어있다. 일반적으로는 ABA 형식이 가장 많이 쓰인다. 이 형식은 변화와 통일성, 대칭과 균형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작곡자의 음악적 아이디어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다. 요구되는 sound ① 어느 시대 음악인가 : 예를 들어 르네상스 시대의 합창음악은 vibration 이 없는 공명된 소리로 불러야 하며 강약대비도 심하지 않아야 한다. ② 어느 나라 음악인가 : 아프리카와 미국, 한국의 성가는 소리의 느낌에 있어 근본적으로 다르다. ③ 전체적인 분위기가 정서적으로 강렬한가 평온한가 : 촛점이 명확하고 속도감 있는 소리가 요구되는가 아니면 편안하고 흐르는 소리가 요구되는가. 라. 어떤 tempo 로 부를 것인가. 마.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 : 선율적으로 시작되었다가 처음 나오는 화성적 부분, 곡을 몇부분으로 크게 보아 Ⅰ도에 해당하는 부분, 전체조성중 처음으로 Ⅰ도 화음이 강박으로 나오거나 지속되는 부분은 음악적으로 작곡자가 강조하려는 부분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climax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연주가 감정에만 치우치게 되면 곡의 전체 흐름을 잃어버리므로 감정을 절제해야 하겠다. 바. 주요부분들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 ① fermata는 늘임표라기보다는 한 음악적 부분의 끝으로서 분위기를 정리하는 부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음악적으로 긴장을 완전히 정리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다음 부분을 시작하여야 한다. ② 주제가 곧바로 나오지 않고 도입부(introduction)가 먼저 나오든지, 곡이 끝날 때에도 다시 한 번 강조하거나 여운을 남기는 부분(coda 또는 codetta)으로 끝나든지 할 때가 있다. 조바꿈 (modulation)에 의해 분위기가 변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곡의 주요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을 살려주는 연주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진다. ③ 조바꿈될 때에 앞뒷부분을 이어주는 음은 정확한 음높이를 요구한다. ④ 전주가 시작되기 직전 지휘자와 반주자, 대원 모두는 이 곡의 분위기에 미리 젖어있어야 한다. 많은 대원들이 노래가 시작되기 전 전주에 무관심하다. 우리가 말을 할 때, 감정이 먼저 있은 후에 말이 나오는 것과 같다. 전주는 그 이전의 분위기에 연결되듯 시작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후주가 끝난 후에도 계속 연결되는 감정의 여운을 느껴야 한다.
3. 그 외 해석에 적용할 수 있는 원칙들 그 동안의 경험으로 볼 때 음악을 연주할 때 아래 적은 사항들이 적용되면 표현적인 연주가 된다. 하지만 이것은 그렇게 느껴서 연주하는 것이지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매우 어색해진다. 따라서 이것들은 하나의 척도(scale)로만 참고하고, 곡을 해석하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1) 붙점은 싯가의 비율보다는 심장박동의 느낌과 연관시켜 생각할 것. 2) 일반적으로 붙점이 반복되거나 동시에 전 성부에 4분음표가 반복되면 강하다. 3) 일반적으로 phrase 의 끝에 2분음표나 온음표, 혹은 그 이상의 긴음표가 오게 되면 숨이 모자라 여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긴음표에서는 표정있는 소리가 요구되므로 앞부분에서 숨을 절제해서 노래해야 한다. 4) legato 와 marcato 는 반드시 구별해서 연주해야 한다. 5) 대위법적인 부분과 화성적인 부분을 구분할 것. 즉 대위법적인 부분은 각 성부를 legato로 부르고 화성적인 부분은 marcato 로 부를 것. 6) attack 과 release, breath 를 항상 통일하여야 한다. 7) cresc.는 점점 크게가 아니라 점점 세게, 점점 밝게의 느낌이어야 한다. 8) decresc.는 점점 작게가 아니라 점점 여리게, 점점 어둡게의 느낌이어야 한다. 9) 속도기호는 빠르기를 나타낸다기 보다는 기분을 나타내는 느낌이 있다. Largo 여유를
가지고 폭넓은 느낌으로 느리게 10) 선율의 상승은 우리의 간구, 하나님 찬양, 성령의 운동을 나타낼 때가 많다. 11) 선율의 하강은 성육신, 은혜, 주님의 임재 등을 나타낼 때가 많다. 12) 긴장과 이완 : 훌륭한 곡은 긴장을 효과적으로 고조시키고 그것을 다시 효과적으로 이완시키는 곡 이라 할 수 있다. 이 긴장과 이완의 원리는 악절과 악구, 동기, 마디 안에서까지도 항상 존재한다. 강박은 긴장이고 약박은 이완이다. 13) 같은 음이나 음형이 반복되면 cresc. 되는 경향이 있다. 14)불협화음, 또는 전위화음이 있을 때는 흥분과 긴장이 고조되고 tempo 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15) 불협화음이 협화음으로 해결될 때 tempo 가 완만해진다. 16) 선율이 상승하면 흥분이 고조되고 tempo 가 빨라지며 crescendo 되는 경향이 있다. 17) 선율이 하강하면 흥분이 진정되고 tempo 가 완만해지며 diminuendo 되는 경향이 있다. 18)
같은 선율이나 가사가 반복될 때 반복되는 부분은 한 단계 더 세게 연주한다.
19) 6/8 박자 음악은 5박까지, 3/4 박자 음악은 2박까지 프레이즈를 끊으면 율동감이 살아난다. 20) 이것은 별도로 다루어야 할 문제이나 한국성가를 부를 때 우리만의 소리 질, 시김새를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 셋잇단음표는 서양음악처럼 급하지 않고 바람에 너울거리는 도포자락처럼 넉넉한 느 낌이어야 한다. 시조 첫 음처럼 소리를 밀고 있다가 속도감 있게 흔들어 흘려보내는 소리, 애잔하 게 떠는 소리, 꺾는 소리, 떡방아를 내려쳤다가 다시 올리는 느낌, 농악의 상모를 돌릴 때 머리가 흔들리는 느낌, 우리 가락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이런 것들을 빨리 살려야겠다. 성가에도 정체성이 요구되는 때다. 지휘자들의 우리음악 공부가 시급하다. 우효원 작곡 "주 찬양해 할렐루야" 악보 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 * * 지금까지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정리해 보았다. 그러나 음악 속에 담긴 악상은 어디서 갑자기
온 것이 아니며 우리가 생활 속에서 항상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그대로
표현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어느 곡을 연주해도 똑같은
자신만의 분위기가 나타나는 해석보다는 각 곡마다 그 곡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살아나는 해석을 해야 한다. 대원들이 곡마다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을 항상 많이 듣고 다양하게
느껴야 하고, 동일한 현상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이 갖는 다양한 감정들을
이해하려고 평소에 힘써 노력해야 하며,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 성가대를
이끄는 지휘자는 성가의 올바른 해석을 위해서도 말씀의 묵상이 생활화되어
있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