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호 18호
≪기획특강시리즈≫
성경에 나타난 악기들에 관한 연구 (1)
-「성경 속의 예배의식에 사용된 음악과 이에 수반된 음악교육에
관한 연구」중에서-
김예진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서론 |
◆ 서론 교회음악과 찬송가학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성서음악(biblical music)에서는 기악음악보다 성악음악을 중시하였다. 고대 이스라엘의 성전에서는 '노래 부르기'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으로 여겼으며 그밖의 악기와 춤과 환호성까지 함께 사용되어서 기쁨과 축제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유대교의 회당에서는 '시편'이 성경 읽기 및 해설과 함께 성전의 제사를 대신하였고 기악 반주가 없는 순수한 노래만을 사용하였다. 성경에 나타나는 예배의식의 음악 담당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서 특별히 선택되어진 자라는 긍지가 대단했으며, 그들은 철저한 음악적인 교육도 하였지만 먼저 하나님의 말씀으로 준비하는 삶을 살았다. 성전에서는 예배 음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음악감독 또는 지휘자,음악교사,성가대와 오케스트라가 존재하여서 회중은 짧은 후렴구만을 외쳤다. 성서음악은 성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악은 성악의 반주 역할을 할 뿐이였다. 관악기는 노래의 선율과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였고, 현악기인 수금과 비파는 성악의 선율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악기는 서로 다른 장식음을 가지고 선율을 수식하는 헤테로포닉 방식 (heterophonic style)으로 연주되었으며, 음악의 절정에 도달하였을 때에 타악기가 사용되어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이러한 연주기법은 음악가의 악기에 대한 높은 연주기술과 음악 자체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필요했고, 상황에 따라서 음악이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음정,박자보다는 연주자들의 정신적 교감이 더욱 중요시되었다. 이같은 즉흥적인 연주 방법 때문에 성서음악은 구체적인 악보로 기록되어지지 못하였다.
고대 히브리인들은 형식이 갖춰지지 않은 노래를 즉흥적으로 부르거나 춤을 출 때 매우 단순한 리듬 반주를 위해서 악기를 사용하였다. 세속음악에는 창세기 4: 21, 4: 23-24, 31: 27, 사사기 11: 34 등에서 악기가 사용되었으며, 이러한 음악은 출애굽기 32: 17-19처럼 종종 시끄러운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고대 히브리인들은 가나안 땅에 정착하면서 가나안의 문학과 음악에 많은 영항을 받았다. 베니게 또는 두로와 시돈 지방이라고도 불리는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가나안인들은 B.C. 1000년경에 바다를 항해하는 해상 무역업자인 동시에 예술가인 페니키아인으로 탈바꿈하였고, 지형적인 요소와 활발한 무역으로 애굽이나 바벨론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그들의 종교와 예술은 매우 혼합적인 특성을 띠게 되었다.3) 이 때부터 이스라엘은 가나안의 고유 악기인 피리 (hallil)와 비파 (nebel)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피리는 주로 세속적인 악기로 예배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았으나 비파는 예배의식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악기로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고대 히브리인들의 자발적,즉흥적인 찬양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의식적,제도적인 규정을 가진 예배용 음악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다윗이 예루살렘에 왕궁을 건설하자 히브리 음악은 지방 민요의 수준에서 궁중음악의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이 때에 비로소 전문적인 음악인들이 나타나서 공식적인 예배와 궁전에서 활동하였고, 그들의 지위는 예루살렘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성경에서는 성전 음악가와 궁정 음악가를 각각 '찬송하는 자 또는 노래하는 자 (singers)'와 '노래하는 남녀 (singing-men and singing- women)'로 구별하고 있다. 종교적인 목적으로는 출애굽기 15: 20-21와 같이 생활 속의 예배에서 산발적으로 사용되었고, 사무엘상 10: 5, 열왕기하 3: 15, 시편 49: 4에서는 예언하기에 앞서서 수금,비파,소고,피리가 연주되었다. 그 후 다윗 시대에 이르러서야 오케스트라가 조직적으로 체계화되어서 수금,비파,나팔,제금을 중심으로 공중예배에 사용되었다. 특히 역대상 23-25장에서 다윗은 성전에서 직분을 담당할 레위인과 제사장과 찬양대를 24반열로 전문적으로 조직하며, 특히 이를 통해서 성전 예배의 음악이 커다란 발전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열왕기상 5: 6에서 솔로몬은 뛰어난 기술을 가진 페니키아의 장인들을 고용하여서 성전 건축과 성전에서 사용될 악기들을 다윗이 제정한 것을 토대로 만들었다. 유대교 랍비들의 문서인 탈무드의 일부로 구전된 율법을 기록한 미쉬나 (Mishna)에 의하면 신약의 성전 말기에는 2-6개의 비파와 9-무한대의 수금과 1개의 제금이 사용되었고, 특별한 축제일에는 2-12개의 피리가 추가되었다. 저음악기인 비파보다 고음 악기를 많이 사용하며, 음색이 독특한 제금은 한 개만 사용해서 아름답고 부드러운 현악기와 합창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이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악기인 제금을 소홀히 취급하는 악기편성은 이전보다 음악적인 기교를 중시하였음을 보여준다. 또한 레위인이 아닌 자들은 악기 연주는 할 수 있었으나 합창에는 절대로 참여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성전에서 노래하는 자들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이방나라의 음악은 다니엘 3장의 느부갓네살의 오케스트라처럼 기악을 많이 사용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말씀을 중시하는 성서음악과 다른 점이다. A.D. 70년 성전 파괴 이후 매우 짧은 기간 사이에 기악음악의 기교들과 악기 이름과 음악적인 용어들은 거의 망각되고 회당에서조차 사용하지 않았으나, 성악음악인 '시편과 모세오경의 영창 (cantillation)'과 '기도문 낭송 (recitation)'은 계속 회당으로 전수되었다.
구약성경에는 수금 (kinnor, sheminith, kithros), 삼현금 (sabeca), 비파(nebel), 열줄 비파 (nebel-asor), 양금 (psanterin, mena'anim), 나팔,은나팔 (chatzotzerah), 나팔,양각나팔,양각,각 (shopfar), 나팔,뿔 (keren, keren-jobel), 피리,저,퉁소 (chalil, uggav, alamoth, masnrokitha), 생황 (sumponyah), 제금,놋제금 (metiltayim, tzeltjelim), 소고,북 (toph), 경쇠 (shalishim)의 총 21종류의 히브리와 바벨론 악기 이름이 등장한다. 그러나 한글 개역 성경에서는 한 개의 악기가 여러 명칭으로 쓰이거나, 한 개의 명칭이 여러 악기를 가리키는 등 악기의 명칭이 일관되게 쓰이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인 성전의 오케스트라는 킨노르,네벨,하쵸츠라,쇼파르,므칠타임으로 구성되었고 신약시대의 축제에는 할릴이 추가되었다. 노래의 반주로 사용된 킨노르와 네벨은 성전의 예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고, 하쵸츠라와 쇼파르는 예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등의 역할을 하였고, 므칠타임은 강조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밖에 키트로스, 샤베카, 산테린, 마쉬로키타, 숨포니아는 바벨론 악기였다. 여기서는 성전의 오케스트라에 사용된 악기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으며, 그 밖의 악기들은 간단히 언급하겠다. 이 글은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석사논문을 필자가 줄여서 정리한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