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호 18호
교회음악교실8
곡을 선택하는 과정1
원성희
교수
언더우드기념 한국교회음악교육원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지휘자, 반주자나 독창자들은 항상 곡선택의 문제로 고민한다. 그것은 예배시간에 연주할 곡을 어떻게 적절히 선택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또한 어떠한 곡을 선택하면 회중들의 만족도가 높을까 하는 생각도 해야 할 것이다. 예배시간에 쓸 곡을 선택하는 일에는 몇 가지의 원칙이 있다. 첫째, 예배에서 연주되는
곡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우선, 독창자들의 선곡문제를 살펴보자. 독창자가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기회는 성가대에 비하면 많이 없을 것이지만, 몇 주일에 한 번 정도의 헌금송, 그 외 때때로 장례예배나 결혼식, 부흥회, 헌신예배, 찬양예배에서 노래하게 되는 때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경우는 바로 헌금송일 것이다. 그러면 "헌금"이란 무엇이며, "헌금송"이란 무엇인가? 헌금순서는 예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데, 이는 회중이 하나님의 은총을 다시 깊히 반성하고 보답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헌금은 헌금 그 자체뿐 아니라, 헌신해서 온 몸과 마음과 정신을 하나님께 바치는 공동행위의 상징이다. 따라서 "헌금송"은 독창자가 특별히 좋아하는 곡, 자기의 음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곡, 화려한 곡을 기준으로 고를 것이 아니라, 헌신의 뜻을 내포하는 내용을 기준으로 하여 골라야 할 것이다. 필자에게는 성가곡집이 78권이나 있고, 그 외에 많은 "piece"도 있다. 그 중에는 중복된 곡도 있긴 하지만 전부 합치면 상당한 수의 곡이 있다. 그 중 18권 이상은 한국에서 출판된 것이며 그 안에는 426곡이나 들어 있다. 비록 주제가 "헌신"인 곡은 찾기 힘들지만,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영광에 관한 좋은 곡들이 많이 있다. 신작찬송곡집 중에서도 적합한 곡이 많이 있다. 우리 찬송가에 있는 찬송은 모두 같은 내용으로 된 것이 아니고, 다양한 내용과 형식과 작곡법으로 되어 있다. "제목분류"를 보면 "소명과 헌신"부도 있고 "봉사와 충성"부 등이 있어서 그 가운데서 얼마든지 좋은 곡을 찾아낼 수 있다. 여러 교회의 독창자들이 보통 성곡 5-6곡밖에 몰라서 아는 곡으로 나름대로 번갈아 노래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 나라 독창자들의 실정이다. 좀더 관심을 가지고 좋은 서점을 찾아가서 새로운 곡을 보고 내용이 좋은 것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전문가의 자세일 것이다. 헌금송은 결코 독창자의 음성이 얼마나 좋은지를 회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지휘자가 젊은 솔리스트에게 선곡을 맡기는 것도 옳지 않다.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완전한 "헌신"의 내용이 아니라도 교회의 절기나 설교의 주제와 관련된 곡을 노래하면 크게 효과적일 것이다. 교육을 받은 음악전문가이면서 신앙인인 사람이라면, 설교제목은 <머리털까지 다 세시는 하나님>인데 설교제목과도 상관 없고, "헌신"과 도 상관없는 토스티의 "기도" (용서를 비는 내용) 따위를 노래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어색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회중에게 영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활절은 세계의 모든 교회 - 교파와 관계없이 - 가 중요하게 지키는 절기이다. 부활절이 되면 모든 성도가 사망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를 축하하며 크게 기뻐한다. 그 날 모든 예배순서가 부활의 의미를 강조하는데, 헌금송만 완전히 다른 주제를 소개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교회의 음악 현실을 보면 잘못되고 어색한 일이 너무 많아서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독창자들이 깊이 묵상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면 보다 적합하고 유익한 봉사를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