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강시리즈≫

≪20호감사특집≫

년대의 교회음악
- 이렇게 생각한다.

공상과학 만화에서 보던 2000년대가 우리 눈 앞에 다가왔다. 사이버 스타일이 유행하고 세기말의 불안감과 함께 기대가 넘쳐나고 있는 시대. 우리 크리스천들은 그리고 우리 교회음악인들은 어떻게 이 시대를 생각하고 있는지, 2000년대는 어떤 모습과 생각으로 맞이할 것이며, 우리의 교회음악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가. 교회음악계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르가니스트, 지휘자, 성악가 등 전문가들과 목사, 장로들에게 그 해답을 들어본다.

【글쓰신 이】
곽선희 김명엽 문성모 문재숙 원성희 이문승 이상원 채문경 홍정수 (가나다순)

연구와 노력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교회음악인

원성희
본 교회음악교육원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교회음악의 기능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역사의 과거나 현재나 미래는 모두 하나님의 거룩하신 손 안에 있고, 이와 같이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낮과 밤이 똑같다고 여기시는 하나님, 천년을 하룻밤과 같다고 느끼시는 하나님께 찬양과 존귀와 영광을 돌려드리는 것은 언제나 마땅한 신앙인의 의무이자, 기쁨이다.

한국 교회음악 수준은 지나간 30년간 눈부실 정도로 향상했고, 이것은 많은 음악인들의 큰 희생과 노고, 그리고 충실하게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성가대가 훨씬 더 많이 생겼으며 옛날에는 꿈꾸지도 못했을 정도로 규모도 커지고 연주능력도 많이 향상되었다. 또한 많은 교회에 오르간 - 파이프 오르간까지 - 을 설치할 수 있게 되었고, 필요한 만큼의 유능한 오르가니스트도 양성할 수 있게 되었다. 성가곡의 다양한 레퍼토리도 계속해서 우리나라에서 출판되고 있어 각 성가대가 수준에 맞는 곡을 얼마든지 선택하여 연주할 수 있다.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30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라 기적인 것만 같다. 물론 내년부터는 출판법 때문에 교회음악인들이 자신의 입장과 행위를 새롭게 잘 검토해야 되겠지만 악보들이 굉장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일로 인하여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현실이 위와 같다고 하여도 문제가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성가대원의 질이 양을 따라가지 못하고, 지휘자들 중에 제대로 지휘법을 배운 분들의 비율이 아직 적다. 피아노나 오르간 반주자들도 악기를 연주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지만, 회중찬송시에 회중을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 즉 잘 반주하는 사람은 다 합해서 과연 몇 명이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새로운 교회용 음악 가운데 멜로디는 예쁜데, 화음구성이 너무나 이상해서 부르기 어려운 곡들도 있다. - 아마 작곡법을 배우는 초보자가 그렇게 쓰면 야단을 맞을 것이다. - 그리고 이 모든 사람 중에서 과반수를 월씬 넘는 수가 예배와 음악의 관계를 모르거나 생각지도 못하고 있으며, 혹시 알게 된다면 신앙으로 깨달을 뿐, 연구하도록 하지도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문제들에는 예술적인 면도 있고 신앙적인 면도 있다. 이런 모든 잘못된 점들이 사실상 뜻만 있으면 고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방법이 있을 것이다. 방법을 찾도록 하고 노력하면 결과적으로 많이 좋아질 줄 믿는다. 오직 교회음악의 목표를 항상 마음 속에 세우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힘을 다한다면 '시간이 모자란다', '성가대가 실력이 없다', '교회에서 신경을 써 주지 않는다.', '너무 바쁘다'는 핑계가 생길 수 없으며, 이렇게 최선을 다한다면, 2000년대에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교회음악을 보시고 더 좋다고 하시지 않을까?

이 외에도 한가지는, 교회음악 담당자라면 앞으로 더욱 넓은 의미로서의 책임을 다 하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교회 음악의 새로운 경향, 한국 문화와 가까운 교회음악, 현대인이 즐기는 교회음악 등을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평가하도록 하며, 교회음악의 목표를 어기지 않는 한 받아들이고 유지하려고 하는 넓은 마음을 품는 하나님의 음악인이 다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음악

곽선희
소망교회 담임목사

교회는 곧 예배에 그 중심을 둔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예배이며 하나님께서 우리, 즉 하나님의 자녀를 만나시는 그러한 행사가 곧 예배이다.

이는 곧 감사와 찬양으로 이어진다. 어디까지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그를 예배하는 내용이 그 핵심이다. 그러나 어느 사이에 예배가 지식을 논하는 토론장이 되며, 또 한편 교회음악이 Entertainment 즉, 오락성으로 기울어져 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찬양은 곧 예배이며 하나님을 예배하는 거룩한 마음 거룩한 예식으로서의 찬양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감사와 찬양과 기도가 그 음률과 함께 연주될 때 참된 교회음악이 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음악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그를 경배하는 그러한 교회음악이 되기를.

새로운 문화를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알아야

홍정수
장로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2000년.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교회음악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한국교회는 숨가쁜 20세기를 지내오면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교회성장 역사를 보여주었다. 유감스럽게도 교회음악적으로는 그만큼의 성장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더 많은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는 이제 어느 정도 한국교회음악에 대한 전망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지나간 한국 교회음악의 역사를 어느 정도 반추할 수 있는 입장에 와 있다. 한국인의 신앙적 역사가 음악적으로 드러난 찬송가 창작에서 약 7000여곡이 작곡된 것을 추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바탕이 앞으로의 교회음악 발전에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 대해 음악가 자신들도 잘 모르고, 또 알아도 하찮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 교회의 소중한 유산이다. 이런 유산들은 21세기에 더 빨리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교회음악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존 찬송가들은 청년층에서는 영향력을 많이 상실한 편이다. 그리고 찬송가곡들을 화면으로 비춰주는 교회들이 늘어나면서 찬송가의 영향력 감소가 더 심화될 것이다. 교회음악가들은 다양한 음악들을 서로 통합시키고 중개하여 교회음악의 공통성을 유지하는 일에 힘쓰지 않으면 음악 때문에 발생하는 문화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요구된다. 역사적으로 보아 서양에서 교회음악을 지원하는 신학은 다양한 문화를 중개하고 통합하는 노력보다는 이미 고착적인 음악에 기대어 새로 나타나는 음악에 대해 비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일이 많았다. 한국교회도 이런 면에서 크게 예외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교회음악론에 대한 반성이 20세기 후반부에 많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전과는 다르게 문화를 좀 더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교회음악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찬양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한국 교회가 세계교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흠이 없는 제사를 드리는 성가대원이 되어야....

이상원
새문안교회 음영위원장, 장로

크고 작고 간에 성가대는 어느 교회든지 반드시 조직되어 있다. 예배에서는 찬양은 빼놓을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찬양이 교회마다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배를 크게 둘로 나누어서 본다면 하나님께 드리는 것과 받는 것으로 구별된다. 기도나 찬양 헌금등을 드리는 것이라 하면 설교말씀은 받는 것이라 하겠다. 레위기에 보면 하나님께 드리는 성물에 대하여는 매우 엄격한 제약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했을 시에는 생명까지도 가차없이 희생이 된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다. 하나님께 드리는 것의 첫째 조건은 흠이 없고 정결해야 된다. 이는 바치는 자의 마음의 자세를 보는 것이다. 헌금을 계산하는 일을 해보면 어떤 사람은 깨끗한 새 것으로 정성이 담아 드렸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더럽고 아주 추한 것으로 내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 대한 믿음 자세의 척도라 해도 되겠다. 어떤 교회에 가 보면 찬송을 부르면서 죄석을 정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찬송을 그런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은 경건한 자세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 학교에서 교가를 부를 때는 반드시 기립하여서 부르고 있음을 우리들은 알고 있다.

성도들은 찬송을 부를 때 악보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부르고 있다. 작곡자가 찬송가를 작곡할 때는 기도하고 성령의 감동을 받고서 작곡한 것이다. 찬송을 아무렇게나 부르는 사람은 흠이 있는 것을 무성의하게 하나님께 바치는 사람이라 하겠다. 성가대는 5분 부를 찬양곡을 위해 적어도 2시간 이상 연습을 하고 있다. 지휘자들은 심혈을 기울여서 잘 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떤 대원들은 성가대원으로서의 자세를 망각하고 성의가 없는 찬양을 하고 있음을 간혹 볼 수 있다.

이사야서 43:21절에 보면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라"고 하였다. 인간은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피조물이다. 성가대원은 택함을 입은 귀중한 사명을 명심하고 굳건한 믿음 위에 음악적인 기량을 충분히 갖추도록 스스로의 자질향상에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사람은 숨을 쉬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악보에는 숨을 쉬는 곳을 명시하고 있다. 아무 곳에서나 숨을 쉬게 되면 올바른 찬양을 할 수 없다. 찬양이야말로 정성을 다하여 바쳐야 할 것임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이런 자세는 10세기나 15세기, 20세기 그리고 21세기에도 똑같이 지켜져야 하는 문제다.

서로 화합하며 교회음악을 발전시키자.

김명엽
추계예대 성악과 교수

21세기는 기술적 가치와 인간애적 가치의 충돌이 어느 때보다 대립하는 새로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세기는 근대화의 세계로 향해 오면서 봉건주의적 세계관 가운데 세상의 질서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앞으로의 새 천년은 이같은 기존의 질서는 붕괴될 것이라는 것이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새 천년은 지금의 벽을 허무는 시대로 시작될 것이며 사이버 스페이스 문화와 정보화 시대는 쌍방의사소통시대의 문을 더욱 활짝 열도록 박차를 더할 것이다.

21세기는 주관적 절대성이 다양한 관점에 의해 검증받게 될 것이며, 탈중앙화 (脫中央化) 시스템과 개체성 (個體性)의 문화, 다양성 (多樣性)과 다원성 (多元性)의 문화, 탈대중적 (脫大衆的) 합의문화 (合意文化)가 펼쳐질 것이라 많은 이들이 예견하고 있다.

지난 천년은 기독교 정신과 과학 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하였으나, 오는 천년은 다종 다양한 문명간의 충돌로 시작될 것이라고 새무얼 헌팅턴 교수는 '문명 충돌론'에서 앞으로 인류를 크게 분할하는 지배적인 원인은 문화적인 것이 될 것이며, 그 중심축은 서구의 힘에 대한 비서구 문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을 예견해 볼 때, 우리 교회는 변화되어야 하며 또한 교회음악 역시 변화할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먼저 한국 문화와 사회를 극단적으로 서양화 시켜온 결과, 기존의 서양문화의 식민지화 된 교회문화를 의식하고 우리 음악을 교회음악의 핵심으로 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기독교문화를 우리문화화하고 우리문화를 기독교문화화하려는 새로운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랜 전통 가운데 이어져 온 기독교 예배의 옛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만큼 새로운 시도 역시 인정해야 한다. 이미 보편화 되어있다시피 된 '경배와 찬양' 등 기존 예배 방식 이외의 여러 가지 방법의 찬양도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세대, 계층간의 개체적이고 차별화된 문화를 인정하고 각기 전문성을 가지고 다양하게 발전시켜나가도록 서로 도와야 할 것이다. 특히 날로 확산되어 가는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한 선교와 아울러 교회음악의 준비도 서둘러야 하겠다. 그러나 천박하고 반교양적 (反敎養的)인 찬양 행태는 사라질 때가 왔다.

교회음악이 화합의 도구로 사용되어지길....

문성모
광주제일교회 담임목사·Ph.D

우리가 살아온 20세기가 전쟁과 갈등의 시대였다면 앞으로 살아가야 할 21 세기는 화합과 평화의 시대이다. 지난 세기가 물질과 기술의 시대였다면 앞으로의 시대는 문화의 시대이다. 지나간 세월 속에서 양적 팽창 위주의 사고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질적인 성장이 소중하게 생각되어져야 한다. 지난 날 강대국의 논리에 의하여 전 세계가 움직였다면 이제는 약소국의 목소리들이 제각기 그 특색을 인정받아야 하는 시대이다.

한국의 교회음악이 새 천년에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음악은 그 시대상을 반영하는 신앙고백임과 동시에 그 시대를 선도하는 이정표 역할도 해야 한다. 한국의 교회음악을 통하여 우리 민족이 화합과 평화를 이루며, 진정한 한국 기독교 문화가 확립되며,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경쟁적 성장 위주로 치닫는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모습이 사라지고 주님의 몸으로서의 체질 개선을 더 소중히 여기며, 미국 문화 일색이던 한국 교회가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교회음악 교육원이 그 중심적 역할을 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교회음악의 창작과 연주와 비평과 학문적 업적이 모두 힘을 합쳐서 황무지와 같은 한국 기독교 문화를 일구어 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래서 지난날 언더우드 선교사가 그렇게도 원했던 진정한 한국 찬송가와 교회음악이 꽃을 피우는 21세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의 가락으로 찬양하는 2000년대

문재숙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 예가회 대표

기독교는 유일신인 하나님과 그의 외아들 예수님을 믿는 종교이기 때문에 영적인 문제에 있어서 다른 종교와의 타협은 불가 (不可)하지만 기독교 문화는 다른 종교의 문화현상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사회 문화적 현상이기 때문에 문화는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우리의 혼적 (魂的)인 영역인 문화현상은 다양성에 생명이 있고 이러한 다양성은 사회를 풍성하게 하고 인간의 마음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기독교 음악도 하나의 문화현상이라고 본다면 이것도 역시 다양성 있게 변화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20여년 전 필자는 아프리카인들이 이름을 알 수 없는 그들의 고유 악기로 반주하며 부르는 <주 은혜 놀라워>를 들은 적이 있다.

창법도 벨칸토 창법이 아닌 그들의 발성으로 부르는 것을 보고 은혜를 받았으며 자연스럽다고 여겨졌었다. 한편 음악은 만국의 공통언어이지만 민족마다 그 특징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아프리카인들도 찬송가를 그들 나름대로 소화하여 부르는데 찬란한 음악 역사를 지닌 한국음악은 왜 한국의 기독교 음악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을까.

우리에게 일제 45년은 민족적으로 불행이었는데 이 어두운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중 대다수가 무의식속에 우리 것에 대한 심한 열등감과 불신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불행이라고 생각된다.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와 사용하였던 초창기 <찬미가> 서두에 의하면 한국의 찬송가에서 우리 가락을 제외시킨 사람은 서양의 선교사가 아니라 당시 교계의 지도자였다는 사실이 당시 우리 것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인식도를 설명해 준다.

한국 음악이 교회음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한국음악의 연원 (淵源)이 무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음악은 무속 뿐 아니라 유교·불교·도교에 뿌리를 두고 생성 변화하며 발전하였으므로 기독교의 거부감은 공감되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음악은 종교의식을 초월하여 예술음악으로 독립되어가고 있고, 또한 우리의 고유악기인 가야금, 거문고, 대금 등 악기가 어두움의 세력이 아닌 하나님의 앞에 쓰임 받는다면 의미있고 좋은 일아라고 생각된다.

한편 한국사람이 우리의 가락으로 찬양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와 우리의 음악은 뗄 수 없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시대의 우리 소리를 담은 좋은 곡이 얼마나 만들어지고 불러질 수 있는가일 것이다. 그러나 꾸준히 노력한다면 극복되리라고 생각된다.

시편 98편 1절의 말씀인 "새 노래로 여호와께 찬양하라"는 말씀처럼 이 시대의 우리의 소리를 담은 새 노래가 만들어지고 불려진다면 참된 세계화의 방향인 세방화(세계화 + 지방화)시대에 걸맞을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새 노래인 우리 음악언어로 여호와께 찬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200 여년. 이제 기독교는 한국의 문화 속에도 깊고 넓게 자리 매김 해야 할 때도 지난 것이다.

대중적이 아닌 회중적인 교회음악이 되어야

이문승
서울신학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

21세기에는 신용성과 효율성이 뛰어나면서도 영성과 음악성으로 회중을 끌 수 있는 교회음악 행위가 많이 이루어져 말씀과 음악의 조화가 더 강조되어야 한다.

회중은 듣기만 하는 교회음악-성가대만이 창출하는 상아탑적인 교회음악의 형상-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으며 지나친 설교 중심의 예배도 안된다.

교회음악은 회중과 더불어 이루어져야 하고 회중의 이해범주를 떠나지 않은 것으로 하되 품위를 잃지 않은 아름다운 것으로 가꾸어져야 한다.

또 교회음악은 유행성이나 시대의 흐름에 민감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시대성을 고려해야 한다. 교회음악은 대중적이라기보다 당연히 교회의 전통성이 존중된 회중적이어야 한다.

교회음악문화가 세속적 문화에 너무 뒤지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에 흥미를 읽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적 사상을 배경으로 하는 다양하면서도 흥미 있는 많은 교회음악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그것을 위하여 창작이 그 저변을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일을 감당하기 위하여 한국교회는 우선적으로 전문성을 존중하고 가꾸어가야 하며 교회음악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꾸준히 양성해야 한다.

새 천년에는 온전한 파이프오르간 음악으로 하나님께 영광돌릴 수 있기를

채문경
이화여대 기악학부 교수

학생들과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방학을 이용하여 나 자신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은 나의 큰 즐거움이다.

지난 8월 독일의 라인지방을 여행하였다. 끝없이 펼쳐있는 넓은 초원과 아름다운 마을들, 그 마을 한 가운데 정겹게 우뚝 서 있는 교회는 오르가니스트인 나에게 항상 마음에 평안을 주는 풍경이며 익숙한 모습이다. 이렇게 자그마한 마을의 교회에서 200년 이상 아름다운 소리를 울리고 있는 역사적인 파이프 오르간을 만났다. 그 중에 카르덴이라는 마을의 교회에 들어가 보니 제법 큰 파이프오르간이 고풍스러운 빛을 내면서 서 있었다. 이 오르간은 1728년 Stumm(1683-1747)이라는 오르간 제작자가 만들었는데 이 제작자는 6대에 걸친 오르간제작자 집안으로 그 당시 독일에 300개 이상의 파이프오르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직접 만져보고 연주하면서 250년 이상 꿋꿋이 자기의 소리를 내고 있는 파이프오르간이 얼마나 위대하였는지...... 지난 수 세기 동안 한결같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는 이 파이프오르간을 치면서 한국교회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교회의 지난 세기를 되돌아보면 외적이나 내적으로 많은 발전을 해왔다. 그러나 파이프오르간의 실정은 어떠한가.

새 천년을 맞이하는 때에 한국교회에 파이프오르간이 많이 설치되어서 교회음악에서 가장 발전하지 못한 파이프오르간 음악의 위치를 제대로 잡고 하나님께 온전한 파이프오르간 음악으로 영광을 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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