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호 20호
교회음악교실10
오르간과 예배음악
한은미 교수
목원대, 장신대, 한양대
출강
광림교회, 영락교회 오르가니스트
언젠가 서울에 있는 어느 큰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었다. 예배 음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성가대석으로 자연히 눈길이 많이 갔다. 성가대의 찬양이 울려 퍼지고 회중들도 다 함께 오르간 반주에 맞추어 찬송을 힘차게 불렀다. 오르간 맞은편에는 피아노가 있었는데 누군가 그 피아노 앞에 앉아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피아노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데 저 사람은 과연 피아노를 치고 있는 것인지? 계속 지켜본 결과 찬송을 치고 있었다. 오르간 반주와 함께... 열심히 피아노를 치고는 있지만 전혀 들리지 않는 피아노 반주. 얼마 전에 들은 얘기지만 그 교회에 몇 년 전부터 예배시 피아노 반주가 없어졌다고 한다. 요즘 아직도 예배시 피아노 반주와 오르간 반주를 동시에 하는 교회를 볼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마치 교세를 자랑하려는 듯, 혹은 교인들 앞에서 화려하게 보이고자 하는 전시적 효과를 위해 교회마다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가 동원되는 곳도 있다. 또한, 오르간이 있어도 제대로 역할을 못하며 피아노나 오케스트라의 조율도 맞지 않는 연주로 오르간, 피아노, 오케스트라가 동시에 연주를 함으로써 경건해야할 예배음악이 소음으로써 예배음악의 저해요인이 되지는 않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배음악에 있어서 오르간의 역할은 회중찬송의 리드는 물론 성가대의 찬양 연주에 있어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배음악에 있어서 오르간 반주의 중요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오르가니스트는 예배음악의 인도자이다. 오르가니스트의 역할은 예배의 시작을 알리고 예배를 주관해 나가는 인도자로서 예배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주도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예배에 있어서 오르간은 절대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 둘째, 오르간이 회중찬송의 템포를 결정한다. 오르가니스트는 회중찬송을 부르기 앞서 전주에서 이미 그 찬송의 템포를 결정하며 한번 결정한 템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피아노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될 때 그 템포를 똑같이 맞추기란 쉽지가 않다. 셋째, 교회음향 문제에 있어서 교회당 안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오르간 소리는 교회음악의 진수이자 듣는 이로 하여금 깊은 감동을 주게된다. 오르간 소리가 울려 퍼질 때 함께 하는 피아노 반주는 그 큰 예배당의 음향을 감당하기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또한 예배시 피아노 사용에 관해 적잖은 논란이 있기도 하다. 물론 피아노 반주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때 즉 성가대 찬양 시에 필요하기도 한다. 성가곡의 효과적인 반주형태를 보면 다음과 같이 분류 할 수 있다. 첫째, 오르간이 성가곡을 반주한다. 대부분 성가곡의 분위기나 교회음악이란 점을 고려해 볼 때 오르간 반주는 성가곡과 잘 어울려진다. 둘째, 분산화음의 계속적인 반복으로 하프의 연주효과를 내는 곡일 때의 피아노 반주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오르간 중에 하프의 음색을 내는 장치 (Stop)가 있는 오르간일 경우는 오르간 반주로 대치할 수 있다. 셋째, 오르간과 피아노가 동시에 연주될 때는, 똑같은 악보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오르간의 특성상 긴 음가를 계속 유지 할 수 있는 화성의 진행을 오르간이 반주하고, 여기에 피아노 반주는 다양한 방법으로 연주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예배음악은 하나님께 드리는 경건한 찬양이므로 교회음악에 사용되는 오르간은 특히 예배에 있어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교회음악의 필수 악기인 오르간의 필요성에 관한 계몽 활동이 교회 목회자를 중심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교회음악과 직결되는 핵심이며, 한국 교회음악의 부흥은 교회 목회자와 오르가니스트가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오르가니스트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예배음악 담당자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천상의 소리를 내는 아름다운 악기인 오르간을 통해 찬양과 영광을 돌려 드리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사명이 있다고 본다. 이와 같이 예배의식에 어떤 다른 악기가 사용되기에는 부적당할 정도로 오르간과 예배음악은 숙명적이라고 생각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