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강시리즈≫

≪기획특강시리즈≫ 성경에 나타난 악기들에 관한 연구 (4)
-「성경 속의 예배의식에 사용된 음악과 이에 수반된 음악교육에 관한 연구」중에서-

2. 관악기

3) Chalil : '할릴'은 영어성경에서는 'pipe' 또는 'flute'로, 한글 성경에서는 '저' 또는 '피리'로 번역되며, 총 6회 나온다. 이 악기는 두 개의 관으로 이어진 겹리드 악기 (double reed)인 고대 페니키아, 앗시리아, 애굽 등지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겹샬마이 (double shawm)나, 이 악기에서 유래된 고대 희랍의 겹아울로스 (double aulos)와 비슷하다고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아랍의 '잼르 (zamr)'와 희랍의 '모노 아울로스 (mono-aulos)'와 비슷한 악기로써 오보에 (oboe)와 같은 겹리드 악기로 보고 있다.¹⁾ 희랍 성경에서는 아울로스로 번역되며, 마태복음 9: 23, 고린도전서 14: 7, 요한계시록 14: 7, 18: 22에 나온다.

할릴은 가나안 정착 이후에 네벨과 함께 새롭게 등장하는 악기로써 사무엘상 10: 5에서 처음으로 나온다. 랍비 오바댜 (Rabbi Obadya)에 의하면 할릴은 매우 날카롭고 예리하여서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자극적인 음색을 가졌기 때문에 결혼식, 장례식, 왕의 즉위식과 같은 국가적인 축제에서 백성들이 사용할 정도로 세속 생활에서 인기있는 악기였다고 한다. 종교적인 목적으로는 사무엘상 10: 5의 선지자들의 행진때나 이사야 30: 29에서 율법의 엄격한 규정대로 예루살렘으로 정기적인 여행을 할 때 사용되었다. 미쉬나에 의하면, 신약 시대의 성전에서는 유월절과 초막절과 같은 12축제일 (twelve festal days)의 예배에는 2-12명의 할릴 연주자들이 첨가되어서,²⁾ 예배자들이 제물을 가지고 행진 할 때에 기쁨과 즐거움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할릴을 사용하였다.


고대 히브리 할릴 (Chalil)과 비슷하다고 보는 고대 앗시리아의 겹피리 (double-shawm)	고대 히브리 할릴과 비슷하다고 보는 아랍의 잼르 (Zamr)

4) 그 밖의 관악기 : '우갑(uggav)'은 영어성경에서는 'pipe' 또는 'flute'으로, 한글성경에서는'퉁소' 또는 '피리'로 번역되며 총 4회 나온다. 이 악기는 다양한 길이의 세로로 부는 피리들을 한데 모아서 묶어서 사용한 일종의 팬파이프 (pan-pipe)이다.³⁾ 창세기 4: 21, 욥기 21: 12, 30: 31에서 킨노르와 함께 나온다.

우갑은 매우 오래된 악기이지만 모세 시대 이후부터 즐겨 사용되었고,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찬양할 때 쓰인 것은 시편 150: 4에서만 나타나며, 공적인 예배에서 쓰였다는 기록은 나와 있지 않다. 훗날 랍비들은 이 악기가 시리아의 세속적인 무희들이 사용한 악기이며 그 음색에 색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여겼으며, 미쉬나에 의하면 제이 성전에서 사용되던 악기들의 목록에서 제외되었다.⁴⁾

랍비들의 문헌에서 우갑대신 기록된 '마그레파(mzgrepha)'는 '파이프 오르겐 (pipe-organ)'의 일종으로, 우갑의 발달된 형태이다. 이 악기는 각각의 리드를 가진 10개의 관들이 가죽 상자에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고, 10개의 관들은 각각 다른 10개의 음들을 낼 수 있는 구멍을 가져서 수많은 음들을 연주할 수 있었다. 미쉬나에 의하면 이 악기의 음색은 매우 강하여서 그 소리가 예루살렘에서 여리고까지 들렸기에 제사장이나 레위인들이 '예배의 부름'에 신호용 악기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같은 다양하고 힘있는 음색은 다른 악기들과의 부조화를 일으키고 주의를 분산시키기 때문에 성전 예배에서 연주되지 않았다.⁵⁾


고대 히브리의 우갑 (Uggav)과 비슷하다고 보는 뉴헤브라이즈 제도의 탄나섬의 시링크스 (Syrinx)	고대 히브리의 마그레파 (Magrepha)와 비슷하다고 여기는 가장 단순한 가계장치에 의한 오르겐 (organ)의 전신악기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이 글은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석사논문을 필자가 줄여서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