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호 24호
교회음악교실14
찬송가 - 교회의 보배
원성희 교수
이화여대 명예교수
본 새문안음악교육원 원장
크리스천이라면 어느 교단 -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그리스도교, 침례교, 천주교, 루터교, 성공회 등 - 에 속하든지, 예배를 드리는 방법이나 신앙생활에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본질적이고 중요한 공통점들이 있다. 그것은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교회를 믿는 공동체로서 인정하고 참여하며, 같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믿음의 공로로 인해 영생을 얻는다고 믿는 것 등이다. 또한 모든 사람이 예배시간에 찬송으로 하나님을 영화롭게 찬양하는 것을 아름다운 일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찬송가가 외형적으로는 간단하고 짧게 보이기 때문에 쉬운 곡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상 복합적인 예술품이다. 찬송을 볼 때는 크게 문학적인 면, 음악적인 면, 신학적인 면 등의 3가지를 본다. 이 세 가지 면 중에서 음악은 제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다. 실상 "찬송가학"의 학술분야에 있어서는 음악을 언급도 하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가사 내용이며, 가사에 담겨 있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 즉, 신학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찬송가를 선곡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어떤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찬송을 보여주면 어떠한 하나님 앞에 예배를 드리는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Tell me what hymns you enjoy, and I will tell you what kind of a God you worship)" 라고 말했다. 이 말은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교회에서 노래하는 찬송은 주로 목사님이 선택하시지만, 가정예배나, 여전도회, 남선교회, 권사회, 구역예배, 철야 기도회 등등에는 평신도가 찬송을 선택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 때 어떠한 찬송을 선택하는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신앙관과 그로 인한 감동, 하나님의 속성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부분들을 파악할 수 있고, 따라서 어떠하신 하나님을 믿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예로, 다음 찬송의 내용을 서로 비교하도록 해보겠다. 이 2장의 찬송은 모두 "찬양과 경배"라는 분류에 포함되어 있어서, 하나님에 의한 교훈과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에 관한 뚜렷한 이유가 그 가사에 포함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① 49장 1절과 후렴의 가사 참 즐거운 노래를 늘
높이 불러서 위의 가사의 내용 가운데 다음과 같은 것을 발견한다. 1) 누구에게 즐거운 노래를 하는지 확실치 않다. "주"란 말이 3번 나타나나, "주 하나님", "주 예수", "구세주", "주 여호와", "주 성령" 등의 말이 없어 누구인지 확실치 않다. 2) 찬양하는 이유가 약해 보인다. "하늘의 소망"과 "하늘의 기쁨"을 주신 주를 찬양하는 것은 아마도 좋은 것을 받았기 때문에 찬양한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의 첫째가는 의무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받는 것과는 관계없이 말이다. 3) 찬양하는 말도 "즐겁다", "아름답다", "땅 위에 성도가 부른다" (2절) "거룩한 하늘 노래 들려온다" (3절) 등으로, 성경말씀을 반영하는 내용이 아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를 놓고 볼 때, 성도의 마음을 표현한 내용은 좋지만, "찬양과 경배" 부에 속하여 회중이 예배시간의 제일 처음에 하나님의 보좌앞에 나가기 위한 찬송으로 사용하기에는 내용이 너무나 빈약하다. 혹시 분류를 잘못하였는지 모르겠으나, "성도의 생애" 부에 들어가면 오히려 적당할 것 같다.
② 53장 1절 가사 하늘에 가득한 영광의
하나님
위 가사의 내용을 통해서 몇 가지를 발견한다. 1) 하나님 앞에 나가서 부르는 찬송이며, 하나님이 어떠하신 하나님인지 여러 가지로 가르치는 것으로 영광속에 거하시고 높으신 분의 생명과 빛과 지혜와 권능으로 그의 백성을 지키시는 성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이시다. 2)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인정하고 그 다음에 그의 백성의 예배를 받아달라고 한다. 은혜를 베풀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낮고 낮은 인간의 예배가 적당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 크나크신 하나님 앞에 간구하듯이 한다. 3) 이 찬송은 4절로 구성되어 있는데 1절 뿐 아니라 모든 절이 매우 짜임세 있는 표현으로 되어있고 논리적인 진행이 나타난다. 시적인 말씀으로 되어 있어 문학적인 면이 잘된 것 같다. 4) 개념이 성경적이어서 신학적인 면도 잘 되었다.
위의 2장의 찬송을 간단하게 살펴 본 결과, 첫 번째는 불확실한 표현과 성경말씀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은 감동에 의한 가사의 예이기 때문에, 대예배시간에 찬양의 찬송으로 쓰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두 번째는 뚜렷하게 하나님의 높으심을 인정하고 성경의 내용이 잘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예배때에 적당히 잘 사용할만한 곡이라고 하겠다.
간단한 방법을 소개하였지만, 모든 교회음악인과 목회자 한 분 한 분이 찬송을 고를 때 충분히 생각해서 가장 적합한 내용의 찬송을 선택하여 많이 노래하도록 하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가 사용하는 이 귀중한 찬송가가 보다 효과적으로, 더욱 은혜롭게 그 신비스러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교회의 보배로 여겨질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