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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현대교회음악의 위험요소 IV
하재은
연세대학교 작곡과 교수
IV. 교회음악의 위험요소
1. 자신을 즐겁게 함 오늘날의 주관적이고 인본주의적인 문화속에서 교회회중들이 원하는 음악은 "나에게 통하는" 음악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기서 잠시 즐김 증후군에 대해서 생각하여 보자.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 예배를 드린다던지, 또는 즐긴다는 것과 예배를 혼동하고 있다는 주장에 기독교인들이 반대할는지 모르지만 원칙과 실천간의 상충점을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현대 문화의 쾌락적인 성향을 교회의 예배관행에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통하는 음악"에 대한 요구는 아주 분명하다. 첫째로, 이 요구는 나를 내세우는 나의 중요성의 표시이다. 내가 만족되어야 한다는 요구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우선적으로 자신들에게 부과하는 현저한 제일의 요구사항이다. 이기적인 생각이 기독교적 신앙본질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둘째로, "나에게 통하는 음악"이란 표현은 사실대로 말하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의미한다. 나의 음악적 즐김이 교회음악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에만 화답한다"라는 솔직한 표현대신 종교적인 표현을 이용하여 "은혜스럽다"거나, "감동적이다"라거나, "성령의 임재를 느꼈다"거나, "하나님께 가까워짐을 느꼈다"라는 등의 표현으로 교회음악의 기준을 삼으려고 한다. 이러한 표현으로, 즉 자신들의 즐김의 정도를 가지고 진정한 교회음악의 평가기준을 호도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내의 쾌락주의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좋아한다는 것이 효율적인 교회사역의 필수조건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는 예배음악이 우리를 즐겁게 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젖어있다. "음악이 참 좋았다"던지, "내가 그 노래를 좋아한다"던지, "특별 찬송이 기막히게 좋았다"라는 표현은 우리의 가치부여가 우리가 그것을 얼마만큼 좋아하느냐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음악이 정말로 내 가슴에 와 닿았다"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청취자의 즐긴 반응에 따른 감동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렇다면 즐김이 교회사역의 가치기준이 되고 다른 어떤 것도 그리 중요한 것이 못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슬픈일이 아닐 수 없다. 자기 중심적인 교인이 예배에서 영의 양식을 받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것을 종종 듣게 된다. 이들의 주장은 예배는 우리에게 "양식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하는데 실은 "나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예배로부터 얻는 즐거움이 예배 유효성의 시금석이 된다. 그러나 언제나 예배에서 무엇을 얻기를 기대하는 예배자는 예배의 전반적인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 예배는 내향적이 아니다. 예배는 외향적인 것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행하심을 축하하면서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다. 이것이 예배의 본질이다. 개인적 만족이 예배의 목적이 되면 예배의 효력은 없어진다. "내가 오늘 교회로부터 얻은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가지고 교회를 나서는 것은 예배의 성격을 바로 이해 못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예배자는 예배를 자신의 즐거운 자기 만족에 따라 규정하는 것으로 쾌락주의가 그렇게 세속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또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2. 교회의 대중음악 예배에서 사용되는 교회음악의 선정기준이 즐기는 것이라면 그 목적을 위해 특별히 작곡된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 논리적인 선택이다. 현대문화에서 이러한 음악은 대중음악으로 그 선율, 리듬, 화성은 오직 그 한가지 목적, 즉 손쉬운 자기 만족에 있다. 록큰롤, 록, 칸츄리, CCM(Christian Contemporary Music, 기독교 현대음악), 헤비메탈, 뉴 웨이브, 가스펠, 칸류리록, 스윙, 랩, 그 무엇이 되었던 간에 대중음악인 팝 음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다. 팝 뮤직, 특히 록 뮤직에 대한 열광은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팝 음악의 인기를 교회음악인들도 놓지지 않고 인기있는 팝 음악 모델을 따라 점점 더 그런 음악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개인적 쾌락을 만족시키려는 욕구에 찬 문화가 점점 더 넓게 퍼지면서 교회는 종교적인 동반자 음악을 내어놓기 시작하였다. 최근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는 CCM은 보다 성숙한 음악적 표현을 밀어내고 있다. CCM의 내용을 보면 록 음악의 영향을 받은 록 스타일로 가사내용은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교회지도자들은 음악이 갖는 막강한 윤리적, 도덕적 힘이나 그 영향이 주는 결과에 대한 깊은 이해 내지는연구함이 없이 팝 음악의 인기에 편승해서 대책없는 경쟁을 벌리고 있다. 그 결과는 온전한 복음이 왜곡되고 난도질 당하는 꼴이 되었다. Robert Pattison은 Triumph of Vulgarity(천박함의 승리, 1989)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록 음악은 첫째로, 신앙 중심을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에게로 옮겨놓고 둘째로, 교회로부터 교회의 독점적인 계시권을 빼앗아 감으로써 종교의 근본을 흔들어 놓고 있다. 교회로 하여금 교회의 능력에 따라 예배자들의 본능을 충동질하여 경쟁하도록 만듦으로서 천박한 범신론(록음악)이 조직화된 종교의 챔피언으로 하여금 최고의 진리를 포기하게 만들어 감정적 자극에 몰두하게 한다. 일단 하나님이 자기만족에 사용되는 소모품이 되어버리면 하나님의 운명은 감정적 장바닥의 변덕에 좌우되고,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에 대한 충성의 명령이 자신들의 고객들로 하여금 신앙이 아닌 감정에 충실하라고 뚜쟁이 노릇하는 사제들에 의해 유아론(唯我論, Slopsism)의 화염속에 사라지게 된다. 매우 박식한 수사학적 표현으로 얼른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 글의 중심요지는 예배에서 종교적인 록 음악의 사용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교회예배가 진짜처럼 보이는 환상의 세계로 보여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아담의 본능적인 모습을 충족시킬 위험성이 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이 글은 연세대학교 음악연구소에서 주최한 '1999 추계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한 글을 발췌한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