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교실3

이 칼럼을 애독하는 여러분 가운데 <교회음악교실>에는 밤낮 phrasing에 대해서만 글을 쓰니 왜 그럴까 하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동안 교회음악계에는 놀라운 발전이 있었고 너무나 좋은 연주를 많이 듣을 수 있게 되었으나 가장 부족한 점이 아마도 phrasing일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지휘자, 반주자, 기악연주자, 성악가나 할 것 없이 매우 좋은 연주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phrasing이 잘못된 경우가 많아 아쉽다.

성악가는 배우와 같다는 말을 하는데, 이것은 성악가가 노래로 가사를 전하면서 그 가사에 의한 해설자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독창자는 노래할 때마다 "나눔"의 역할을 하는데, 그 나누는 내용은 기쁨, 사랑, 평화, 소망, 또는 생명의 말씀들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분이나 감정을 건드리는 비교적으로 쉬운 방법인 멜로디보다도, 말씀 그 자체에 숨어 있는 참의미까지 전달하는 것이 바로 언어이다. 독창자는 딕숀을 정확히 하는 것은 물론, 그 곡에 맞는 가사의 문법, 구성, 형식 등을 이해하는 일에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보면 "노래하는 것은 쉽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노래는 쉬운 것이 아니라 복합적 예술품이며 올바른 자세 및 발성법부터 시작하여 문화와 문학 - 특히 시 - 에 의한 깊은 이해, 음악인의 독특한 예술성을 가져야 하다. 그만큼 아름다우면서 복잡한 예술이다. 이것은 연주홀에서나 교회에서나 마찬가지로 이루어야 하는 일이다.

이와 같이 노래하는 가사 (시)가 중요하므로 꼭 필요한 마음의 자세가 있다.

2. 찬송을 부를 때에는 1절의 내용 뿐 아니라 각 절의 내용을 다 보아야 한다. (각 절마다 셈여림도 다를 수 있다.)

3. 각 프레이즈의 시작과 끝의 위치, 그 곡의 흐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4. 음악의 프레이즈를 파악하여, 가사의 프레이즈와 함께 연주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5. 만일 번역의 문제로 인하여 음악적인 프레이즈와 가사 프레이즈가 일치되지 못할 경우에는 음악적인 프레이즈를 살리기 위해서 가사를 조정해야 한다.

1절	생명의 양식을｜｜하늘의 만나를 맘이 빈 자에게 내리어 주소서 낮고 천한 우리｜｜긍휼히 보시사 주여｜｜주여｜｜먹이어 주소서 주여｜｜주여｜｜먹이어 주소서

2절	주님이 해변서｜｜떡을 떼심 같이 하늘의 양식을 내리어 주소서 낮고 천한 우리｜｜긍휼히 보시사 주여｜｜주여｜｜먹이어 주소서 주여｜｜주여｜｜먹이어 주소서

이 유명한 곡은 한국어로 노래하거나 라틴어로 노래하거나 프레이징이 같다. 이 곡에는 위에서 보듯이 짧은 프레이즈와 긴 프레이즈가 몇 개씩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틀리는 부분이 있는데, 첫째, 1절과 2절의 둘째 줄은 반드시 한 숨으로 노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끊게 되는 것이다. 둘째, 2절의 마지막 줄에 "주여, 주여" 노래하는 부분에서 문학적으로 보았을 때 반드시 그 사이에 쉬어야 한다. 그리고 "먹이어 먹이어｜｜ 주소서"역시 문학적인 흐름을 어기는 것이다. 아무 노래 (시)든지 말이 반복되면 -즉, "주여｜｜주여"- 그 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먹이어 먹이어" 라고 노래하는 습관은 너무나 많이 퍼진 (?) 잘못된 습관이니 이제부터 성악가들도 "먹이어｜｜먹이어 주소서"라고 노래했으면 좋겠다.

서러움에 가득찬 내 마음의 이 괴로움
구원해 주소서 주여｜｜주의 은총으로
무거운 나의 짐 벗겨 주옵소서｜｜험한 이 세상에서
나 엎드려 주님에게｜   ｜간구하나이다.
나 엎드려 주님에게｜   ｜간절히 바라나이다.

이 곡을 즐겨 노래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번역이다. 셋째 줄을 보면 본 가사와 번역의 흐름을 비교할 수 있다.

Sollevale dal Peso｜｜che la declina al fango｜｜
무거운나 의 짐 벗 겨｜｜주 - 옵 소 서 - ｜｜

여기서 첫째, 본문에 중요한 반복이 있는데, 번역에는 그것을 무시하였고 둘째, 원시의 흐름과 달리 해서 쉬는 곳을 만들어낸 것이 있다. (원곡의 흐름대로 연주하면 "나의 짐벗"다음에 숨을 쉬고 "겨주옵소서" 가 된다.) 셋째, 주박에 "겨", "서", "에" 등 문법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중요한 "무" (무거운) "험" (험한), "주" (주님), "간" (간구) 등은 약박에 나타난다.

이와 같은 프레이징은 부자연스러워서 가사의 말 순서를 바꿔 다시 번역하는 작업을 통해 본 가사의 리듬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모든 성악인들이 이러한 문제를 중요하게 받아들여서 남아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계속해서 해결하도록 노력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