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강시리즈≫

28호

≪특강≫

프로테스탄트 교회예배에 있어서
악기사용에 관한 역사적 고찰

원성희
본 새문안음악교육원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1. 서 론

현재의 한국교회들은 과거에 비해서 점차적으로 예배에 여러 악기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본인이 이러한 한국교회 예배음악의 변화에 관심이 있었으며 더불어 교회사를 통하여 볼 때 예배시간에 악기를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 또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됐는지, 때에 따라 사용한 악기종류의 변화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확실히 연구할 가치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 글은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상황을 연구하는 것이므로 교회음악에 있어서는 15세기부터만 고려하게 되는 시대적 제한점이 있다. 그러나 종교개혁으로 생겨난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음악을 알기 위해 전에 있던 로마 카톨릭 교회음악과 그 당시의 악기사용에 대해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으므로, 우선 그것을 살펴보기로 한다. 구약성서를 보면 여호와께 예배드릴 때, 여러 계급의 성직자가 있었으며 성직자의 임무 중에는 악기를 들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예로서 역대상 25장 1절부터 7절까지 보면 288명의 성직자들은 나팔과 수금과 비파와 제금을 잡아 신령한 노래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Joseph Gelineau에 의하면, 이러한 예배는 성약 (聖約)과 관계가 된 것으로서, 진실한 마음을 표현하고 순수한 예배의식을 위한 것이라면 성전에서 악기를 사용하였으나, 회당에서는 말씀에 의한 참된 의식이 되기 위하여 악기사용을 절대로 금하였다. 이러한 예배의 진전은 신약성서에도 나타난다고 하지만, 신약에서는 기도와 찬양의 일부분을 노래하는 것이고 악기에 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초기 기독교 교부 (Church Fathers) 시대에는 기독교인들이 노래할 때 수금이나 다른 악기를 들고 반주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왜냐하면 교회에서 때때로 악기사용을 금지하였으므로 그것은 오히려 흔히 사용하였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교부들은 서신을 통한 그들의 가르침에서 새로운 성약과 관계된 예배이면 악기를 모두 제외하도록 하였다.

동방 여러 교회에서는 멜로디 악기보다 리듬악기를 흔히 사용했음을 볼 수 있는데, 그 예로써 콥틱 (Coptic) 교인들이 rattle, sistra, tambourine, 북 등을 많이 사용했으며 이디오피아 교인들은 현재까지도 이런 악기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Armenian, Maronite 와 동Syria 교회에서는 작은 종들이나 cymbals를 사용하였다.

서방교회 즉, 천주교회가 악기를 사용하게 된 때가 언제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다성음악이 생긴 이후, 즉 약 10세기부터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교회음악의 위치와 역할에 의한 개념이 달라진 원인을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미적인 이유 때문이며 또 하나는 실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에 예배의식 그 자체는 음악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볼 때 (다성음악의 경우) 악기사용이 필요 없겠지만, 예배드리는 자에게 영적인 도움과 힘이 되므로 예배를 더욱 아름답게 해 준다. 후자의 경우는 다성음악 가운데 정선율 미사나 모테트 곡에서 테너 파트에 나타나는 정선율이 긴 음표로 지속될 때는 노래만 하기가 어려우므로 악기와 같이 연주하면서 보충역할을 하였다.

중세기 후반까지 교회에서 사용되었던 악기들은 organ, vielle, rebec, psaltery, flute, bagpipes, cornett 등이었다.이들 악기들은 성부가 없는 파트를 대신하기도 했었고 노래하는 선율을 하기도 했으며, 또한 특별예배 도중에 신부와 성가대의 행렬을 반주해 주었다. 중세기 고딕시대 (c.1150-1450)에 Notre Dame 대성당에서 성가대와 함께 연주한 악기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Organ에 대한 첫 언급은 14세기 말 경의 다성음악 사본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시대에 사용되었던 음악은 어떤 특별한 악기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한 의도로 작곡된 것은 없으며, 악기는 단지 성악가를 돕기 위한 역할만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회사를 볼 때에 교회음악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은 트렌트종교회의 (1545-1563) 였다. 이 회의에서는 교회 예배의식과 음악에 대해서도 심의하였는데 그 중에는 여러 악기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었던 점에 대해 고치도록 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만큼 천주교회에서는 악기를 사용하는 것을 더욱 조심스러워 하였지만, 반면 그 시대에서 악기의 사용은 일반적인 일이었음을 보여 주었다. 바로크 시대에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새롭고 특이한 2가지의 형식이 있었는데, 이는 sonata da chiesa (교회 소나타) 와 concerto da chiesa (교회 콘체르토) 이다. 이 두 가지의 교회음악 형식은 미사나 천주교의 예배의식과 관련이 되므로 본 글에서는 고려하지 않기로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천주교회 (로마 카톨릭교회) 에서는 시대에 따라 음악사용의 변화와 더불어 악기의 사용도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이 글은 「연세음악연구」창간호 (1989)에서 발췌, 재편집한 것입니다.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