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교실3

고전시대라고 말하면 좀 막연할 때가 있다. 그 이유는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때가 분명치 않고, 여러 가지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만 해도 고전시대는 약 1780년에서 1827년 (베토벤의 사망)까지라고 말하였으나, 다른 학자들은 1720년쯤 (보통으로 "후기 바로크"로 해석되지만)부터 이미 이탈리아에서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는 증거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에는 고전시대를 약 1760년부터 약 1830년까지로 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미 "낭만시대"의 여러 요소가 그 당시에 있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작곡가들이 계속적으로 활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전시대의 대표 작곡가들은 F.J. 하이든, W.A. 모차르트, L.V 베토벤과 C.W. 글루크를 들 수 있는데 여기에 F. 슈베르트와 J. 스타밋츠 등을 포함시킬 수도 있다.

위와 같은 작곡가의 작품을 보면 빠르기에 대한 지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지 않다. 지난 호에 쓴 글에서 Maelzel metronome에 의해 악보에 빠르기를 기입한 첫 번째 작곡가는 베토벤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베토벤 그 자신도 기입한 빠르기에 맞게 제대로 연주하지 못하였다고 하고, 첫 연주 후에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출판사에서도 베토벤이 기록한 "m.m. = 80"과 같은 것을 나름대로 수정하였다고 한다.

템포표시 지키기를 살펴보기 전에, 우선 메트로놈에 나타나는 빠르기표와 메트로놈 숫자의 관계를 가장 느린 것에서부터 제일 빠른 것까지 순서대로 기록하도록 하겠다.

Grave → Largo → Lento → Larghetto → Adagio → Andante →
← (m.m. 40-60) → (m.m. 60-66) (m.m. 66-76) (m.m. 76-108)

Moderato → Allegro → Vivace → Presto → Prestissimo
(m.m. 108-120) (m.m. 120-152) (m.m. 152-176) (m.m. 176-200) (m.m. 200-208)

메트로놈이라는 기계는 일분에 매우 느린 40개의 박자부터 매우 빠른 208개까지 표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Andante(안단테)"의 템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느린 것이 아니라 가운데의 위치로서 편안한 빠르기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고전 (클래식)시대의 대표적 작곡가인 F.J. 하이든의 위대한 작품으로 알려진 "천지창조" 가운데서, 제 1부를 가지고 거기에 빠르기표가 어느 정도로 많이 바뀌고 쓰여져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는 세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약 35곡으로 되어있다. (편집된 악보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여기서는 나영수 선생이 번역한 악보를 사용하기로 한다. 이 악보를 보면 서곡 (Introduction)은 별도로 되어 있고 제 1곡은 그 다음의 곡으로 표시되어 있다. 서곡은 "혼돈에서 천지의 출현"에 대한 표현인데, 심한 셈·여림의 표시가 나타나며, 처음부터 끝까지 Largo ?? = 60으로 되어있다. 서곡이 끝나고 끊김없이 바로 이어지는 제 1곡은 베이스 낭독부분이 ?? = 72, 그 다음의 합창부분은 약간 더 느린 ?? = 120으로 표시되어 있다. 제 2번은 테너 아리아와 합창을 위한 곡인데 시작은 "Andante. ?? = 80"인데, 54번째 마디부터 갑작스런 "Allegro moderato. ?? = 120" 의 빠르기로 바뀌게 된다. 제 4번의 소프라노 독창과 합창을 위한 음악은 일정한 템포인 "Allegro. ?? = 144"로 되어있다. 이런 경우 박자표는 8/8박이 아닌 4/4박자이기 때문에 어려운 8박자를 제시하는 것보다는 ?? = 72로 4박자를 지키면 된다. (제 1번의 "?? = 120" 부분도 역시 나누어 ?? = 60으로 제시해도 상관 없다.)

"Allegro assai. ?? = 132" 로 표시되어 있는 제 6번의 베이스 아리아는 조금 빠른 편이지만 정신없이 지나갈만큼은 아니다. 반주부의 멜로디는 주로 16분음표로 되어 있으나, 베이스 독창자의 성부는 4분음표와 8분음표의 진행으로 되어 있으므로 메트로놈으로 맞추면 된다. 이 곡의 73마디부터는 조성도 바뀌고 빠르기도 ?? = 80로 변화되면서 반주부의 주된 리듬이 셋잇단음표로 구성되는데, 이와 같은 것은 평화로운 분위기가 되도록 하는 요소이다.

제 8번은 유명한 소프라노 아리아 "눈 앞에 환희 펼쳐진" 인데 "Andante. ?? = 92" 로 되어있다. 이 곡은 6/8 박자로서 한 마디가 점 4분음표 (??) 2개로 되어 있는 것이 약간 애매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한 박자가 8분음표 3개로 구성되므로 92를 3으로 나눈다면 "?? = 30" 이 되어야 할 것인데, 메트로놈에 표시되는 가장 느린 박자가 40 - 즉 1분 안에 박자가 40번 돌아가는 것 - 인 것을 생각하면 "?? = 30"은 얼마나 느리겠는가? 오히려 여기서는 "Andante. ?? = 92" 보다 "Andante. ?? = c.60"라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되어진다. 이 곡에는 한 숨으로 긴 프레이즈를 노래해야 할 부분이 있으므로 너무 템포가 느리면 연주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합창곡인 제 10번의 빠르기표는 "Vivace"의 매우 경괘한 템포로서 곡의 끝까지 변화가 없다. 제 11번은 테너 낭독조이며 본 템포는 "Andante. ?? = 80"인데 나중에 두 번 바뀐다. 26마디부터 "Più Adagio. ?? = 60" (좀 더 느린것을 뜻함)이며 36마디부터는 Allegro로 되어 있다.

제 1부를 마무리하는 곡은 13번인데 195마디의 긴 곡으로서 비교적으로 복잡하게 구성되어있다. 이 곡은 크게 2부분으로서, 앞부분은 합창과 3중창을 위한 음악이며 94마디부터는 더 빠른 템포의 합창음악이다. 전체적으로는 Allegro 풍이며, 빠르기표가 C??로서 2/2박자로 연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곡을 "?? = 116"로 연주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고, "?? = 116" 는 좀 너무 빠를 것으로 여겨진다. 시작은 ?? = 88로 해서 94마디에 나타나는 "Più Allegro" (더욱 빠르게)에서 ?? = 116으로 한다면 빠르기 차이가 효과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곡은 많은 경우에 별도로 연주하기도 하는데 이 때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빠르기이다. 대부분의 경우 너무나 빠른 템포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해야 하는 곳에서는 지휘자나 합창단원들 모두 당황하기만 하고 더 크게만 노래할 뿐 더 빨리 가지는 못하는 것이다.

이 음악에서 빠르기와 관련하여 크게 느껴지는 것 4가지가 있다.

1. 고전 시대를 대표하는 이 곡은 보통 한 가지의 빠르기를 곡 전체적으로 유지한다.

2. 빠르기를 조정하는 곡에서는 작곡가는 임시 빠르기표보다는 곡의 일부분을 더욱 느리게, 더욱 빠르게 연주하도록 한다. 음악을 준비할 때에는 그런 빠르기 변화를 인정하고, 본디 빠르기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3. 리타르단도 (rit.) 랄렌탄도 (rall.), 스트린젠도 (string.), 루바토 (rub.) 등 음악의 빠르기를 조정하는 방법은 고전 음악에서 나타나는 개념이 아니다.

4. 각 곡의 마침부분의 빠르기에 대해 연주자가 결정할 필요없이 "마무리한다"는 기분을 작곡가가 먼저 악보에 나타내고 있으므로 그것에 따라야 한다. 예를 들면, "천지창조" 제 1부에 속한 여러 곡의 마지막 (보통으로 후주곡) 부분은 앞부분보다 더 긴 음표진행 (가령 ??보다 ??)이나, 더 긴 쉼표 (??

????

)를 이용하여 종지의 느낌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연주자가 악보보다 더 늘려서 (또는 점점 느리게 하여) 연주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