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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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새마음-새이념
원성희 교수 |
| 해마다 12월이 되어 지나온 해를 돌이켜 보면 부끄러움 뿐이라 하나님의 용서를 빌게 된다. 그런데 새해를 앞두고 매번 마음이 새로이 큰 기대감과 함께 결심과 기쁨과 용기로 가득 차 있게 되는 것은 너무나 신기한 사실이다. 우리가 심히 낙심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시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다른 것이 바뀌어도 나는 같은 사람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이다. 이 비참한 사실은 어찌하리오? 사람이 전보다 더 잘 하려고 한다면 변화가 필요하다. 작년과 변함없이 같은 봉사, 같은 기관, 같은 모습으로 하면서 또한 같은 마음으로 한다면, 2001년 12월에는 2000년의 상태보다 뚜렷하게 무언가 더 기대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새해의 다짐 (New Year's Resolution)"을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좋은 일이지만 자기 능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을 통하여 "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을 주고 그 속에 새 영을 주며 그 몸에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신다"고 말씀하신다. (겔 11:19-개역 개정판) 이와 같이 새로운 마음가짐도 하나님의 선물, 하나님의 섭리인 줄 알 수 있다. 참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새로운 입술로 하나님께 찬양하고자 하면 "여호와를 기다릴지어다 강하고 담대하며 여호와를 기다릴 것이다"라는 말씀 (시 29:14)을 기억하고 행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굳게 결심하고 일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면 하나님의 귀한 말씀을 묵상하는 것 외에도 속담이나 격언도 매우 유익하다. 나의 아버지는 교육을 많이 받으신 분이 아니었으나 "일"에 관한 남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기 몸으로 보여 주신 것 뿐 아니라 여러 가지의 말로 자녀들에게 교육을 시키셨다. 그 중 한 가지는 "할만한 일이라면 잘 할만한 일이다 (If a thing is worth doing, it's worth doing well)"라는 말씀이었다. 큰 일, 힘든 일, 중요한 일과 작고 별 의미가 없는 일을 구별하지 말고 힘껏, 열심히 하라고 하신 것이다. 따라서 사도 바울의 말씀인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골 3:23)는 말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오래 전 우리 가족들과 매우 가까운 룻이라고 하는 분이 있었다. 어머니 뿐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 그를 참 좋아했고, 그는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매우 잘 해 주셨다. 어느 날, 그 분이 저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다가 말하기를 "나는 요즈음 젊은 사람들을 보면 참 불쌍하다고 본다. 그들이 일을 잘 감당했다는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러면 우리 가족에게 이것을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이 분은 무슨 중요한 직업을 가졌을까? 이 분은 독실한 크리스챤으로서 교회 일도 열심히 봉사하면서 우리 집에서 거의 20년간 가정부로서 충실히 일을 하셨다. 주어진 일을 무엇이든지 열심히 일하고 완성시킬 줄 알던 분이라 자기 자신이 만족을 알았으나 그렇게 못하는 사람에 대한 불쌍한 생각을 가진 룻씨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어머니도 교육을 받으신 분은 아니었지만 여러 재능을 가지신 분이었는데, 예를 들면 꽃꽂이를 매우 훌륭하게 하셔서 우리 교회의 미화부원으로, 나중에 부장으로 여러 해 동안 봉사하셨다.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어머니께서 속상하셨던 일도 기억난다. 가령, 교회에서 파트너와 함께 꽃꽂이를 하는 것이 원칙인데 특히 여름이면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파트너가 도와주지 않았던 것이며, 겨울에 꽃을 사려면 비싸고, 정원엔 거의 없고, 이웃집이나 아는 친구집에 가서 꽃 몇 송이만 달라고 하는 모습이 아직 눈앞에 선하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꽃꽂이를 마쳐서 만족하게 생각하다가도 여러 불평의 소리를 견뎌야 하셨다. "꽃꽂이 모양이 항상 비슷한데...!"며 "왜 비싼 돈을 허비해가며 꽃꽂이를 하는가?..." 또는 "언제나 꽃, 꽃, 꽃만 생각하는 집사님인 것 같애...", "왜 꽃꽂이가 필요한지 모르겠는데...". 이와 같은 말로 인하여 어머니의 마음에 상처가 컸지만 우리 어머니는 말씀하시기를 "하나님께서 만드신 아름다운 자연의 꽃을 하나님께 바쳐드리는 뜻으로서만 꽃꽂이를 한다"라고 하셨다. 교회의 지휘자든 성가대원, 반주자이든 간에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되어진다. 반주자라면, 지나간 해에 항상 충분한 연습으로 성가대 연습 및 예배를 위해 잘 준비하였나? 혹시나 혼자서 치는 곡과 성가대의 성가는 열심히 연습하였으나, 찬송은 초견 하듯이 하고 다른 내용을 가진 각 절을 똑같은 소리로 반주하며 또 자주 틀리게 치지는 않았는지? 성가대원이라면, 진실된 마음으로 언제나 연습을 참가하긴 했지만 때때로 연습시간에 늦지는 않았는지? 지휘자라면, 결심하여 성가대 연습 시간을 잘 활용하여 대원을 친절하게 지도하고 가르치며 새로운 음악, 더욱 수준 좋은 곡을 자주 지도하려고 하였으나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하였는지? 개개인마다 새해의 시작에 우리의 마음을 살피고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그것을 뽑아 버리고 그 대신 새로운 이념을 품어보도록 하자. 이와 같은 새로운 이념이 익숙해질 때까지 인내와 열중이 필요할 것이지만 우리가 늘 기억할 것은 "우리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라는 것이다. 창조해 주시고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능력을 늘 의지할 수 있다. 우리 찬양도 어머님의 "꽃"에 대한 생각처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소리를 가지고 하나님께서 만드신 입술로 가장 아름다운 음악으로 하나님께 바쳐드린다는 마음이 있을 때에는 연말이든 연초든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새 이념일 것이다. |
교회음악교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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