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소식 39호

39호

≪특강≫

미국 교회 성가대의 현주소(1)

-변화되는 문화와 그 문제점-

Robin Leaver

미국 Westminster Choir College 교회음악과 과장

오늘날 미국에 있어서 몇 가지 문화적인 변화는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민 교회가 날로 늘어나고 한국이 포함되는 환태평양대의 나라들로부터 오는 이주민도 매우 많아졌다. 따라서 이들보다 더 오래된 유럽문화, 중앙 아메리카, 남미, 여러 아시아 문화에다 미국 원주민과 미국 흑인 문화들까지 생각한다면 미국은 실로 다문화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어떤 의미로는 미국은 원래부터 다문화 사회였는데, 이는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온 이주민으로 구성된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여러 문화의 공동 사회는 교류 없이 각각 자기 언어권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는 (전 시대의 습관으로 여러 라틴아메리카나 아시아 교회가 자기 모국어로 - 비록 자기 문화대로 살지 않더라도 - 예배를 드리지만) 서로 다른 문화 사이의 (Cross cultural)예배와 예배음악 요소를 이용하는 일이 더욱 더 일반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0여년 전의 가정이 - 가령 성가대의 역할 - 다시 논의되게 되는 것이다. 50년전, 아니 30년 전에도 거의 모든 교회에 있어서 성가대의 위치는 확고한 것이었으나 요즈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현대교회의 대부분은 성가대가 아직 있지만, 점점 더 많은 교회에서 전통적인 성가대를 없애고 그 대신에 악기들과 솔로 싱어즈가 있는 작은 찬양팀을 대신 쓴다. 이런 단체는 프레이즈 앤 워십을 노래하는 회중을 인도하며 컨템프러리 크리스챤 뮤직 (C.C.M.)형식으로 노래한다.

미국에 있는 "교회성장운동"은 이와같은 C.C.M.을 강하게 격려하여 전진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미국 사회속의 다문화적인 경향과는 달리 본질적으로 단문화적 (mono-cultural)인 것이다. 이런 C.C.M.의 양식은 미국 마케팅의 음악이며 상업음악이다. 교회성장운동은 이 음악만을 기독교 예배를 위해 타당한 음악으로 용인한다. 교회성장운동 주창자들은 과거의 음악은 현대인에게 적당하지 않으므로 예배를 위하여 사용하면 안된다고 절대적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과거의 음악에 합창음악이 많으므로, 결과적으로 이와 같은 선전이 교회의 성가대와 성가를 비난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교회 성장 운동 지도자들이 말하기를 교회가 성장하기 원한다면 첫 단계는 성가대를 해산하고 지휘자를 쫒아내며 성가대실 악보장에 있는 모든 합창음악을 버려야 한다고 한다.

교회성장운동의 근본 명제 중 하나는 전통 교회음악은 교회의 영적인 건강에 해로운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합리적인 논쟁으로 설명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명백한 명제라고 간주하고 성명을 낼 뿐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여러 면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18세기의 Watts와 Wesley와 Newton등이 작시한 찬송 내용은 지금까지 노래하면서 왜 같은 시대의 음악 - 공동예배용 음악으로 작곡한 것도 -은 노래하면 안 되는가? 왜 전 시대의 예배용음악으로 작곡한 곡보다 우리 시대의 음악 - 세속적인 음악 - 이 현재의 예배를 위하여 더 좋을까? 이런 질문에 관한 답변은 보통 60년대의 사고방식의 조건적 답으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고전음악을 좋아하지 않아서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혹시나 60년대에 많은 사람이 그런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고 심리적이나 영적인 응답이 없었는지 모르나 요즈음 미국에는 그렇지 않다.

역설적으로 미국 교회 밖의 많은 사람들이 종교음악의 여러 형태를 통하여 영적인 힘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보아 미국 문화의 영적인 음악 탐구는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것은 힙합이나 랩의 귀에 거슬리는 소리나 노스탤지어적인 시시한 음악이나, "대중 문화의 음악"과는 매우 다르다. 예를 들면 여러 뉴에이지 음악은 영성의 여러 면을 탐험한다. 올해 5월 초 뉴욕시에서 열린 제2회 종교음악 페스티발에서는 많은 종류의 챤트와 종교음악의 여러 장르를 연주하였으며, 전국적으로 방송도 했다. Sony와 같은 녹음회사의 캐탈로그를 보면 종교음악에 관한 비중이 큰데, 다른 회사 -가령 "Jade"-도 거의 모두 마찬가지이다.

현재의 그레고리오 챤트 (Gregorian Chant)에 관한 반응은 참으로 놀랄 만한 것이다. 지나간 몇 십년간 엄청난 수의 챤트 CD들이 팔렸다. 이 엄청난 숫자는 구매자가 모두 교인은 아니라는 증거가 된다. 이것이 매우 재미있는 사실이다. 제2회 바티칸 종교회의 (1963-1965) 전까지 주일마다 모든 로마카톨릭 교회에서 교회 성가대의 성가와 함께 그레고리오 성가를 들을 수 있었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노래를 하였다. 그리고 카톨릭 교인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미사시간에 챤트와 미사곡을 듣기 위해 예배시간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제2회 바티칸 종교회의에서 예배 시에 교회의 만국 공통어인 라틴어 대신에 각 나라의 모국어를 쓰기로 법령을 내렸을 때, 실제적으로는 챤트를 계속 노래하지 못했거니와 많은 성가대가 해산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삼십년, 다시 말해 한 세대 이후에 고대의 예배 음악의 영성을 경험하기 위해 주일 예배 시간에 챤트를 듣는 것 대신 다른 방법 즉, CD로 듣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은 매우 신기한 사실이다. 이 외에도 현대 작곡가인 Gerecki, P rt와 Taverner의 음악은 이해하기 어려우나 대중성이 있는데, 주로 합창음악이며 고대 챤트 형식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더 넓은 미국 문화를 살펴 보면 C.C.M.보다는 매우 다른 음악적인 영성에 관한 관심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관심이 한 가지의 일시적 유행으로 여겨질 수 있어도 그 현상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 문화에 있어서 음악의 다양성이 나타났다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전통적인 음악과 현대음악의 개념이 지나치게 간단한 60년대의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오늘날의 사람들은 30-40년 전보다 더욱 넓고 다양한 음악을 감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 청소년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30-40년전의 청소년들과는 매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연구는 음악을 포함해서 여러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에 관한 것들이다. 한 예로서 1996년 인디아나 대학교 박사 논문으로 Barbara Resch가 쓴 "종교음악의 적당성에 관한 청소년의 태도"란 것이 있는데, 이 글을 보면 청소년들이 분명히 넓은 장르의 음악 그리고 최근의 팝 그룹에 빠져 있지만 종교 목적을 가지는 음악에 대해서는 다른 음악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옛날 음악 (Early Music)에 대한 운동 역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요즈음 미국의 교향악단 연주회에는 청중이 줄어들고 참석 연령은 계속해서 늙어지지만, Early Music연주회에는 - 많은 경우에는 교회에서 연주한다 - 보통으로 만석이며 젊은이들도 많이 참석한다.

Early Music에서 중요한 점은 이 음악의 높은 비율이 성가대용 교회음악이라는 것인데, 전세대의 여러 형태의 예배를 위하여 작곡한 15, 16세기의 다성음악 미사곡, 17세기 영국 성공회의 verse anthem, 18세기초 독일의 J.S. Bach의 루터교회를 위한 칸타타곡, 18세기 후기 오스트리아의 Haydn과 Mozart의 미사곡, 19세기 미국의 Pennsylvania주 모라비아교의 성찬식용 앤덤곡과 같은 곡들이다.

교회성장운동 지도자들이 우리를 믿게 하고자 하는 것과 반대로 미국에서는 예배용 음악에 관한 매우 큰 관심이 있으며 교회 안에 있는 목회자들은 그처럼 중요한 사실을 무시할 수가 없다.

《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

위 글은 지난 5월 14일 새문안음악교육원의 교회음악이론 시간에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