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소식 39호

41호

≪특강≫

구별된 성가대

(신명기 16: 1-12)

박명섭 목사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총무

예배 중에서 공식적으로 가장 먼저 시작되는 일은 무엇입니까?

네, 찬양입니다. 예배는 찬양으로 시작해서 찬양으로 끝납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애국조회를 할 때에 '국기에 대하여 경례' 하면 음악이 나갑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에 음악을 연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가에 대한 충성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또한 군대에서 '사단장께 경례' 하면 역시 군악대가 연주를 하고 연주가 끝날 때까지 계속 경례를 합니다. 사단장께 대한 예의를 구체적으로 갖추는 것입니다.

음악은 그 대상의 존재 가치를 한껏 높이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돈 많은 사람들의 사치품이기도 했습니다. 돈을 주고 작곡자를 사고 연주가를 사서 연주하도록 하여 수준이 있는 척하기도 했습니다. 연주 중에 꾸벅꾸벅 졸면서도 연주회를 개최한 귀족들이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놀람 교향곡'을 아십니까? 놀람 교향곡을 작곡한 하이든은 거만하고 돈과 명예를 자랑하는 런던의 귀부인들을 놀라게 하려고 작곡했다고 합니다. 연주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졸고 있는 그들을 놀래키려고 2악장에서 피아노, 피아니시모 (여리게, 아주 여리게)로 연주하다가 별안간 포르티시모 (아주 강하게)로 팀파니를 동원하여 연주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놀람 교향곡이 되었다고 합니다.

찬양은 음악감상용이 아닙니다. 그 안에 담긴 하나님에 대한 깊은 내용을 느껴야 하고, 그 안에 있는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다윗은 사울왕에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 왕궁과 성전을 크게 지었습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궤를 새로 지은 성전에 옮겼습니다 (대상 15장). 여호와의 궤를 성전에 모시고 다윗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본문을 살펴보겠습니다.

1절에 보면,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습니다. 성전에서는 희생이 있습니다. 영원한 희생 제물로 오신 예수님은 몸을 드려 하나님과 죄인인 사람을 화목케 하는 사역을 감당하셨습니다. 말씀과 희생 제물로 오신 예수님으로 인해서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단절된 가운데서 이제 하나님 안에 거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의 가족으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2, 3절에 보면, 백성에게 여호와의 이름으로 축복했습니다. 그리고 떡과 고기와 건포도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기뻐하며 떡을 떼고 있습니다. 떡을 뗀다고 할 때에 말씀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떡을 떼심은 몸이면서도 말씀을 우리에게 주심입니다. 우리가 교회에 나와서 진리의 말씀을 잘 받아먹어야 합니다. 또한 실제로 음식도 나누어 먹으면 좋습니다. 교회에서 점심을 같이 드십시오. 하나님의 복을 더욱 실감할 수 있습니다.

큰 잔치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잔치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스림을 늘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도록 조직을 하였습니다. 성가대원들은 특별히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다. 새벽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날마다 들으십시오. 새벽기도를 나올 수 없다면 집에서라도 성경 읽고 기도하십시오.

4절을 보면, 레위 사람을 세워 여호와의 궤 앞에서 섬기며 여호와를 칭송하고 감사하고 찬양하게 하였습니다. 섬김은 총체적인 기본이고 칭송, 감사, 찬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위 사람은 역대상 15장 1, 2, 16절에서 여호와의 궤를 메도록 하였으며 노래하는 자를 세워 수송 중에 노래하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이미 신명기 10장 8절에 레위 사람을 구별하여 궤를 메게 했습니다.

"그 때에 여호와께서 레위 지파를 구별하여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이며 여호와 앞에 서서 그를 섬기며 또 여호와의 이름으로 축복하게 하셨고 그 일은 오늘날까지 이르느니라. 그러므로 레위는 그 형제 중에 분깃이 없으며 기업이 없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에게 말씀하심 같이 여호와가 그의 기업이시니라"

여기서 구별하였다는 말이 나옵니다. 성가대원은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또한 분깃이 없으며 기업이 없다고 했습니다. 성가대원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섬겨야 합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 자체가 상을 받은 것입니다. 특권의식을 가져서도 안됩니다. 사람 앞에서 튀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럼 다윗이 세운 레위 사람, 오늘 교회가 세운 성가대원의 역할은 무엇이며 어떤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지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기 바랍니다.

5, 6절을 보면, 질서와 조직을 갖추어 찬양하고 있습니다. 두목은 아삽입니다. 시편에 보면 아삽의 시도 가끔 나옵니다. 두목 아삽을 중심으로 조직되었습니다. 5, 6절에 나오는 악기를 찾아보겠습니다. 비파, 수금, 제금, 나팔입니다. 각각의 악기를 통하여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로 구분하여 합창을 하면 듣기 좋은 것처럼 여러 악기를 동원하여 연주하면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각의 역할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성가대에도 역할이 있습니다. 대장이 있고, 총무가 있습니다. 지휘자가 있고 반주자가 있습니다. 파트장이 있습니다. 이것은 높낮이가 아니라 역할분담입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역할을 분담할 때에 화음을 이룰 수 있습니다.

7-12절은 찬양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7절 : 감사하라.

8절 : 여호와의 이름을 불러 만민 중에 알게 하라.

9절 : 찬양의 대상은 여호와이며, 찬양의 가사는 하나님의 행하신 기적을 말합니다. 우리가 찬양할 때에 조심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 찬양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지나친 욕심이나 열심을 부릴 때에 하나님보다는 사람의 귀에 찬양할 수 있고, 사람들의 평가를 의식하고 찬양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이 자리에 음악교수님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고 할지라도, 찬양은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사람을 의식하거나 사람을 노래하면 찬양이 아닙니다. 성가대원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이제 성가대원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합니까? 이미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함을 들었습니다. 그럼 본문 후반부에 나온 말씀을 통해서 구별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0절을 보면, 두 가지가 나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자랑하라. 둘째는 '여호와를 구하라'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된 일들은 하나님이 하신 일입니다. 나의 아버지가 되어주신 하나님을 자랑하십시오. 나를 자녀로 삼아주신 하나님을 자랑하십시오. 하나님을 자랑하는 사람만이 온전한 성가대원이 될 수 있습니다.

여호와를 구하라고 합니다. 여호와를 구한 사람에게는 즐거운 마음을 줍니다. 성가대원은 여호와를 구해야 합니다. 구한다는 말이 너무 어려우면 찾는다는 말로 이해하십시오, 하나님이 나를 다스리시는 분임을 인정하고 매사에 하나님의 뜻을 찾으십시오, 하나님이라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실까? 하나님이 이 일을 기뻐하실까?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입니다. 하나님을 구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누려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돈으로 즐거워하고 명예로 즐거워한다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아닙니다.

11절을 보면, 여호와의 능력을 구하라고 했습니다. 그의 얼굴을 항상 구하라고 했습니다. 여호와의 능력은 무엇입니까? 이 세상을 만드시고 자기 백성을 택하시고 죄악을 심판하시고 자기 백성을 애굽에서 죄악에서 건져내신 일입니다. 건져낼 뿐만 아니라 홍해를 건너게 하시고 광야에서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시고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시고 반석의 물을 주셨습니다. 원수의 침략에서 보호하시고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을 정복하게 하시고 지금까지 보호해 주신 하나님입니다. 가정의 파탄에서 보호해주시고 파산 중에 일으켜 세우시고 죽음 앞에서 살려 주시며 낙심과 좌절 중에 있을 때에 힘을 주신 하나님의 능력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항상 나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어두움으로 달려가지는 않을까 안타까워하시며 바라보고 계십니다. 두려움과 위험이 닥칠세라 지켜보고 계십니다. 그 하나님이 내 앞에 계심을 의식하고 살아야 합니다. 칼빈이 하나님 앞에서 그의 생애를 산 것처럼 늘 하나님 앞에서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내 앞에 계십니다. 피하지 마십시오. 저 멀리 계시기 때문에 며칠 걸려 오시는 분이 아닙니다. 현재 이 예배 중에 계십니다.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중에 계십니다. 집에도 계시고, 차에도 계십니다. 지금까지 나를 이끌어주신 능력의 하나님과 동행하십시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성가대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사람은 현재가 즐겁고 늘 찬양거리가 충만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하신 일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감사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찬양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자, 우리 36절의 말씀을 큰 소리로 읽어봅시다.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영원부터 영원까지 송축할지로다 하매 모든 백성이 아멘하고 여호와를 찬양하였더라."

성가대가 찬양하면 성도들은 큰 소리로 '아멘' 하십시오, 또한 성가대원만 찬양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백성이 함께 찬양하는 것입니다. 찬양이 넘치는 성도와 성가대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찬양과 감사가 넘치는 삶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이 글은 기독음악저널 2001년 4월호에 실렸던 글을 저자의 허락을 받아 실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