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소식 39호

42호

교회음악교실32

3. Hildegard of Bingen

원성희
본 새문안음악교육원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세계 최초의 여성작곡가인 빙겐의 힐데가르트는 또한 독일최초의 신비주의자이며 유럽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여성 중 하나였다. 여섯 살 되던 해에 첫 번째 계시를 받았는데 그 후로도 평생동안 이러한 현상이 있었다. 남다르게 정력적이며 자주성이 강한 힐데가르트는 평생을 통하여 예언자, 시인, 신학자, 극작가, 과학자, 의사, 정치적 윤리주의자로서 계속해서 책을 많이 썼고, 교황, 왕자, 높은 지위의 교역자들, 또한 보통사람들과도 서신왕래를 계속하였다. 이렇게 하면서 12세기의 영적, 세속적 부패와 비참과 파괴 속에서 보다 더 훌륭한 사람으로서 존경을 받았다. 많은 서신이 남아 있어서 그의 훌륭한 표현과 높은 이념을 읽을 수 있다. 이외에 미술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여, 그의 여러 책에는 그녀 자신이 그린 삽화가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그녀의 가장 주된 일은 수녀원장으로서의 책임을 지는 것이었다.

Hildegard의 예전의 노래

Bingen의 Hildegard (1098-1179)는 교회 음악을 잘 알았는데, 그 당시에 서방교회 전체가 Gregorian챤트를 이용하였고 그 음악이 질이 높고 예배에 적당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함께 있는 수녀들을 위하여 특별히 새롭고 좋은 음악을 작곡하고자 한 것 같다. 그녀는 약 30년동안 77개의 영적인 시들을 작시하였다. 이 "시"는 "노래" 또는 "찬송"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예전의 노래 (liturgical songs)라고 하면 더 어울리는 말이 될 것 같고 이는 교회예배시간에 이용된 형식 -antiphon (안티폰), responsory (응답송), sequence (시퀜티아), hymn (찬미)- 으로 작사한 것들이다. 많은 시는 성령에 대한 것이며 성모 마리아와 성인에 관한 것들도 많이 있다. 이 예전의 노래를 모아서 한 set의 필사본인 Symphonia를 만들었다.

이 시(라틴어 -"carmina")는 그레고리오 성가가 아닌, 힐데가르트 자신이 작곡한 음악에 맞추어 노래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곡들 중에 짧은 곡 (응답송 18개, antiphon 43개)과 더 긴 곡 (sequence, hymns 11곡)이 있으며, 남아있는 곡 5개에는 Kyrie 1곡, Allelulia 1곡, 형식과 관계가 없는 3개가 있다. 그녀의 표현법은 자기 시대의 다른 작품과 비교할 만한 작법을 가지고 있다. 특징적인 여러 개의 상징을 이용하였는데 그 가운데 새벽, 해돋이, 생명을 주는 빛, 흐르는 순수한 물, 푸르름과 피는 꽃, 달콤한 냄새, 빛나는 수정과 보석, 하나님의 날개 위에 올린다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당시의 논리적 관점이 죄는 모든 사람의 운명이며 거의 모두가 지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에 맞춰져 있었던 것과 달리, 힐데가르트는 덕행은 힘이 있어 악을 이긴다는 것을 확신하여 기쁘게 단언하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Hildegard의 음악의 특징

Hildegard가 작곡한 음악들은 거의 모든 Gregorian 성가보다 더 자유롭고 창조적이다. Gregorian 성가와 마찬가지로 무반주로 된 단선 (Monophonic)선율로 되어 있고 따라서 화음과 대위법이 없다. 반복되는 리듬형식도 없다. 선율은 여러 phrase로 구성되어 있는데, 바로 이런면에 Hildegard의 독특성이 나타난다. 그리고 더욱 많은 멜리스마 (한음절에 의한 여러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음악을 감상할 때에 이런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표기법은 우리가 아는 5선 위에 작곡한 음악이 아니라 Gregorian성가처럼 4선을 이용했고, 또한 마디선이 없다.

각 선율은 여러 개의 짧은 "멜로디형" (melodic pattern, 또는 "formula")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다. 이런 멜로디형은 종류는 많지 않지만 여러 가지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항상 새롭고 다른 효과가 있다.

이런 음악은 여성의 음성으로 노래한 것이었기 때문에 Gregorian성가보다 더 높은 음악으로 들린다. 하지만 선율의 음역이 넓고, 한 작품에서는 옥타브 2개 이상 -즉 20개의 음-으로 구성된 것도 있다.

Hildegard의 chant연주법

아직까지는 현대 기보법으로 출판된 악보가 많지 않으나 여러 CD가 출간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악보를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힐데가르트의 작품을 노래할 때에는 가볍고 부담없는 목소리를 가지고 자유로운 템포로 가사의 각 프레이즈를 음악에 맞게 살리는 것이 원칙이며, 이런 면으로 Gregorian성가와 별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중세의 맛이 나타나는 음악이기 때문에 청중에게 영원한 세계에 대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다음 악보를 자세히 보면 멜로디형을 여러 가지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